- 혼다는 1957년 상장 후 첫 적자를 냈으며, 국내에서도 올해 판매 사업을 접는다.
- 한때 기술의 혼다로 불렸으나 소비자가 원하는 차종 개발에 실패했다.
- 전문가들은 국내 업계도 경쟁력을 잃지 않으려면 미래지향적 차종을 투입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스마트투데이=박재형 기자| 한때 최대 시장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강한 존재감을 보였던 일본 혼다자동차가 흔들리고 있다. 혼다는 1957년 상장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냈으며, 한국 시장에서도 올해 말 자동차 판매 사업을 접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혼다가 전동화 전환에 뒤처지고, 소비자가 원하는 차종 투입에 실패했다며 국내 자동차 업계도 혼다의 사례를 살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혼다, 69년 만 첫 적자…韓 시장서 철수
2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혼다는 2025 회계연도 기준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14일 혼다는 2025 회계연도 기준 순손실이 4239억엔(약 4조7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957년 상장 이후 69년 만에 첫 연간 실적에서 적자를 낸 것. 혼다는 전년도에는 8358억엔의 흑자를 기록했었다. 영업이익은 1조2134억엔 흑자에서 4143억엔으로 적자전환했다.

국내에서는 진출 23년 만에 자동차 판매 사업을 종료한다. 혼다코리아는 지난 4월 올해 말을 끝으로 국내 자동차 판매 사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당시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는 “환율 등 외부 환경 극복을 위해 경비 절감과 더불어 가격 리포지셔닝, 라인업 구성 변화 등을 꾸준히 시도해 왔지만 중장기적에서 어려움이 많았다”며 국내 자동차 시장 철수를 결정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러한 혼다의 부진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혼다코리아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1951대다. 이는 전년 대비 22% 감소한 수치다. 올해 1분기 판매량은 211대로 저조한 실적을 이어온 바 있다.
한때 ‘기술의 혼다’라 불렸는데…전동화 늦어지며 흔들리는 위상
한때 ‘기술의 혼다’로 불렸던 혼다의 침체는 국내 완성차 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혼다는 내연기관 자동차 시대에 엔진 기술과 품질, 내구성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혔고, 2000년대 후반에는 북미를 중심으로 어코드, 시빅, CR-V 등 주력 차종이 꾸준한 판매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의 경쟁 축이 배터리 전기차(BEV)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으로 이동하면서 혼다의 과거 강점만으로는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따라서 혼다의 가장 큰 과제는 전동화 전환 속도다.
혼다는 하이브리드(HEV), 수소연료전지차, 전기차를 병행하는 다중 전략을 유지해 왔다. 이는 기술 변화와 수요 변동에 대응하기 위한 신중한 접근이었지만,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예상보다 빠르게 재편됐다.
전기차 경쟁력이 단순한 친환경 이미지가 아니라 배터리 조달, 원가 절감, 충전 생태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사용자 경험까지 포함하는 종합 역량으로 바뀐 것.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테슬라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전용 플랫폼과 배터리 공급망,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존재감을 키웠다.
반면 혼다는 전기차 전용 모델 확대와 자체 SDV 전략에서 상대적으로 늦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혼다는 북미에서 추진하던 전기차 3종 개발도 중단했으며 ‘2040년까지 전기차 및 수소차만 100% 생산하겠다’는 기존 목표를 대폭 수정해,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다시 선회했다.
소니와 공동으로 야심차게 추진하던 전기차 아필라 프로젝트도 사실상 백지화했다. 혼다와 소니는 2022년 9월부터 손잡고 아필라 개발·생산을 추진해왔다. 아필라는 혼다 기술력에 소니의 디지털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결합해 차량을 스마트 디바이스처럼 구현한 ‘테슬라 대항마’로 기대를 모았던 차종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혼다는 미래지향적인 차종 투입 및 소비자가 살만한 자동차 개발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韓 자동차 업계, 혼다 사례에서 배워야
이같은 혼다의 상황이 한국 자동차 업계에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완성차 업계가 기존의 성공 공식에 안주하고 전동화 및 SDV 전환에 발 빠르게 움직이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빠르게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김필수 교수는 “(자동차 업계가) 빠르게 움직여서 소비자가 요구하는 차양이 없으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 미래지향적인 모빌리티, (자동차가) 움직이는 가전제품 또는 바퀴 달린 휴대폰으로 바뀌고 있다. 또 AI(인공지능)을 비롯한 자율주행도 강조되고 있다. 그런 부분에서 조금이라도 소홀하게 된다면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기술의 혼다가 살만한 차가 없어진 건 결국 미래지향적인 차종 투입에 실패한 것이고, 이는 국내 자동차 5사에도 시사하는 점이 굉장히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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