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한솔 기자| DB손해보험이 회사 자본을 전체 주주가 아닌 현 경영진 안위를 위해 동원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얼라인파트너스와의 다툼에서 에이플러스에셋 지원과 자사주 의결권 부활 등을 활용하면서다.
DB손해보험의 에이플러스에셋 지분 매입 논란
최근 DB손해보험은 영업 파트너인 에이플러스에셋이 행동주의 펀드와의 표 대결 직전 지분을 매수해 논란을 불렀다. 같은 시기 DB손해보험 역시 동일한 펀드와 표 대결을 준비해 이들이 얼라인파트너스에 맞서 동맹을 맺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얼라인파트너스도 에이플러스에셋 주주총회 이후 보험사들 에이플러스에셋 지분 매수를 문제삼았다. 보험권은 에이플러스에셋 주총 직전 집중 매수로 지분을 5.74%까지 늘렸는데 DB손해보험이 지분 1%(22만6000주)를 취득해 매수 규모가 두드러졌다.
결과적으로 에이플러스에셋 주총에서 얼라인파트너스가 제안한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부결됐다. 허금주, 팽용운 후보는 각각 출석 주식 기준 41.6%, 42.0%의 찬성률을 얻었으나 보통결의 기준인 50%를 넘지 못했다.
앞서 얼라인파트너스는 이번 주총 시즌에서 DB손해보험과 에이플러스에셋을 대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제안을 잇따라 제출했다. DB손해보험에는 집중투표제 도입과 함께 2인의 분리선출 감사위원(민수아, 최흥범) 확대를, 에이플러스에셋에는 분리선출 감사위원회 위원 2인 확대(허금주, 팽용운) 및 이사회 내 평가보상위원회 설치 등을 요구했다.
DB손해보험과 에이플러스에셋은 영업적 이해가 긴밀한 관계다. 에이플러스에셋과 DB손해보험, DB생명은 보험 모집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자사 소속 설계사를 통해 해당 보험사들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에이플러스에셋 계열사인 에이플러스리얼티와 에이에이아이헬스케어는 각각 APP(Agent Protection Portfolio)보험과 자동차보험을 DB손해보험을 통해 가입했다.
자사주로 쌓아 올린 '경영권 철옹성' 비판 제기
비슷한 시기 DB손해보험 자사주 처분 방식에서도 논란이 불거졌다. 얼라인파트너스는 DB손해보험이 주주 전체의 재산인 자사주를 특정 세력의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사유화했다고 지적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주주제안서에서 "사내기금에 출연된 자사주의 의결권이 부활함에 따라 지배주주 및 경영진에 유리한 방향으로 행사될 가능성이 높기에 시장에서는 이번 처분에 대해 지배구조 왜곡과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DB손해보험은 에이플러스에셋의 지분을 매입하기 전날인 지난해 12월 22일, 자사주 0.86%(60만주)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무상 출연하기로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상법 제369조 제2항에 따라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은 의결권이 제한되지만, 이를 사내근로복지기금 등 제3자에게 이전할 경우 제한되었던 의결권 행사가 가능해진다. 이사회 결의일 전일 종가 기준으로 산출한 증여 가액은 742억2000만원에 달하며, 이는 2024년 말 기준 해당 복지기금 자산총액(약 215억원)의 3배를 넘는 규모다.
이번 무상 출연으로 DB손해보험사내근로복지기금은 지난해 12월 26일 자로 김남호 DB그룹 회장 측의 '특별관계자(특수관계인)' 명단에 공식적으로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KT&G 사례 든 얼라인... 이사 충실 의무 위반 소지 우려
얼라인파트너스는 DB손해보험의 자사주 무상 출연을 지적하며 과거 KT&G의 사례도 언급했다. KT&G는 17년 간 자사주를 산하 재단 및 사내근로복지기금 등에 무상 증여, 저가 처분해 소송전으로 비화했다.
소송을 제기한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는 해당 행위가 경영진 우호지분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 결과 KT&G가 1조원대 손해를 입었다는 주장이다. 당시 FCP 이상현 대표는 해당 사안에 대해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도입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주주충실 의무 도입 이후인 현재는 DB손해보험 같은 자사주 의결권 활용에 상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주주 전체의 재산인 자사주를 이사회 결의만으로 제3자에게 무상 출연하는 행위 자체가 개정 상법상 이사의 충실 의무 위반 소지가 있다"며 "회사의 돈이 들어간 자사주를 주주 승인 없이 무상 출연하는 것은 사실상 대주주에게만 신주를 무상으로 발행해 주는 것과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에이플러스에셋 지분 매입과 관련해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일축했다. 자사주 출연에는 "직원 복지 증진을 위한 기금 재원의 안정적 확보 차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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