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비롯한 국내 주요 건설사의 주주총회 일정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중 대부분이 이번주부터 다음주 사이 주총을 연다. 20일 삼성물산에 이어 24일 GS건설, 25일 DL이앤씨, 26일 현대건설·대우건설·HDC현대산업개발 순으로 주총이 진행된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총시즌의 최대 화두는 집중투표제다. 집중투표제 의무 도입 안이 명시된 상법개정안이 통과된 후 열리는 첫 주총인 만큼 관련 안건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이란 전망이다. 10대 건설사는 자산총액이 모두 2조원이 넘기 때문에 집중투표제 의무 도입 대상이다.
대주주 아무리 표 몰아줘도 ‘소수주주 집결 표’ 못 막아
올해 주총장을 뜨겁게 달굴 집중투표제는 지난해 8월 관련 내용을 담은 2차 상법개정안이 통과되며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에 의무 도입됐다.
집중투표제는 이사 선임 시 주당 선임이사 수만큼 투표권을 부여해 소수 주주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을 높이는 제도다. 복수 이사 선임 시 주주가 특정 후보에 표를 몰아줄 수 있다.
총 의결권 100표의 대형 건설사를 예로 들면, 단순투표제 당시엔 대주주(60%)가 각 후보에 60표를 행사할 수 있고, 소수 주주는 각 후보에 40표를 줄 수 있다. 대주주간 연합(카르텔)이 형성되면 소수주주가 아무리 표를 몰아줘도 대주주가 지지하는 후보만 이사가 될 수 있었다.

집중투표제 하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대주주는 주식 수에 선임 이사 수(3명)를 곱한 180표를 행사할 수 있다. 소수 주주는 120표를 행사할 수 있다. 이사 3명을 선임할 경우, 대주주가 전체 후보 중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에 90표씩 몰아줘도 소수 주주가 120표로 지지한 후보가 이사가 될 수 있다. 기존 대주주 입맛대로 이뤄졌던 이사 선임이 소수 주주의 견제를 받게 되는 ‘최소한의 장치’가 마련된 셈이다.
소수주주 ‘기업사냥꾼’ 식으로 접근하면 기업에 독(毒)
부작용도 있다. 소수 주주가 ‘기업 사냥꾼’식으로 경영권에 개입할 수 있다. 회사의 장기적 발전 대신 단기 수익을 노리며 접근할 수 있는 것이다.
회사는 기존보다 많은 비용을 투입해 경영권을 방어해야 한다. 경영 역량 분산 위험도 있다. 이사회에 참석해 악의적 안건만 올리거나 회사 발전을 위한 결정을 방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다른 산업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하게 치러졌던 건설사 주총이 치열한 의견 교환 속에 진행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정관규정 개정을 놓고 대주주와 소수 주주간 의견이 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주요 건설사는 개정 상법에 맞춰 정관에서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손보거나 삭제하는 안건을 주총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외에 이사 수의 상한 설정, 이사 임기 구조 재설계, 독립·전문성을 갖춘 이사 후보군 관리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A 건설사 관계자는 “상법개정안에 따른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B건설사 관계자는 “주총 후에 말씀드릴 수 있다”며 양해를 구했다. C 건설사 측은 “집중투표제는 모든 상장 건설사에 해당되는 이슈”라며 “소수 주주 권리 강화라는 상법개정안의 취지에 맞춰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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