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부 공급대책에 현장은 '기대 반 걱정 반'

오피니언 | 김종현  기자 |입력

|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금번 1·29 대책으로 부동산 매물이 꽤 나올 것 같아요. 대통령이 다주택자에 대해 연일 강경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고, 일부에서는 보유세 인상까지 거론되다 보니 버티던 시장도 조금씩 변하는 분위기에요."

서울 서초구 재건축 단지 인근 A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정부의 1·29 주택공급 대책과 양도소득세 중과 면제 종료·보유세 인상안이 부동산 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 전망했다. 재건축으로 매물값이 한창 비싸져 매수인보다 매도인이 갑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분위기는 수도권에서도 감지된다. 경기 안양역 부근 B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경기도 차원의 주택공급도 이뤄지면 수도권 아파트 가격 오름세도 완만해질 것이라 예측했다. 올해 지방선거에서 여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이 대거 당선되면 이러한 흐름은 더 가속화될 것이라 전망했다.

하지만, 정책 효과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당장 서울 주택 공급난을 해결하기 위해 연간 공급돼야 할 물량은 4만호이지만, 1·29 대책으로 서울에 공급되는 물량은 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 내다본 전문가도 적지 않았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 은평구를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서울시장에 나서며 '청년주택 연간 4만호 공급' 공약을 발표했었다”며 “여당 내부서도 서울 주거 취약계층에 실질적 도움을 줄 만큼 주택이 공급되려면 최소 4만호 이상이 공급돼야 한다는 사실을 직시한 인사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모 라디오 방송에서 “문재인 정부 시절 서울에 1년간 약 4만 9000호의 주택이 공급됐지만 집값은 올랐다”며 “양질의 일자리를 찾고 대학교를 다니기 위해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수요가 원채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은 정부가 어느 산업군보다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잘 활용해야 하는 분야다. 정부가 어떤 정책을 펼치냐에 따라 가격 곡선의 상승·하락 여부가 극명하게 갈리기 때문이다. 수요자는 물론 공인중개사, 부동산 전문가까지 정부의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현장의 시선이 이 대통령의 행보에 유독 집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노무현·문재인 정부로 대변되는 진보정권의 굴곡진 부동산 정책에 대한 학습효과도 있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과 경기도 지사 시절 신천지 압수수색과 북한산 계곡 불법 상가 철거 등 불가능해 보였던 정책들을 실제로 관철하며 쌓은 신뢰도 작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재명은 한다'는 인식이 이미 자라잡았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기자회견에서 “대출 규제는 맛보기에 불과하다. 수요 억제책은 엄청나게 많이 남아 있다”며 다주택자와 투기 세력을 향해 강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바라는 게 있다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택가격 안정화를 위해선 1·29 대책 공급량보다 더 과감하게 물량 중심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번 대책으로 서울과 경기도에 풀리는 물량은 연간 2~3만호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 안정화에 필요한 공급 물량'은 연간 4만호라고 주장한다.

물론 이 대통령이 금번 1·29 대책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 이 같은 우려는 기우일 수 있다. 그러나 정부 대책에 기대를 거는 이들을 실망시키지 않게 하려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 안정화에는 엄청난 물량이 필요하단 것만큼 중요한 요인이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