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공공주택서 'B급 자재' 바꿔치기 논란…동원개발, 벌점 처분

건설·부동산 | 이재수  기자 |입력

|스마트투데이=이재수 기자| (주)동원개발이 지난해 부산도시공사의 '주의3' 조치에 이어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으로부터 벌점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동원개발이 시공사로 참여한 부산도시공사가 발주한 공공임대주택 공사 현장에서 비(非)국가표준(KS) 자재가 사용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공공주택 전반에 대한 관리·감독 부실 논란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부산도시공사가 발주한 ‘일광지구 4BL 통합공공임대주택’ 공사 현장에서 시공사인 동원개발 컨소시엄(삼미건설, 창비건설, 태영건설 등)이 설계 및 시방서에 명시된 KS 인증 자재가 아닌 미인증 마감자재를 사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부산도시공사는 지난해 말 자체 감사 결과를 토대로 시공사에 ‘주의3’ 조치를 내린 데 이어, 최근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벌점 부과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도시공사 청렴감사실이 실시한 특별감사 결과에 따르면, 동원개발은 당초 승인된 자재와 다른 마감재를 현장에 적용했다. 건설 현장에서 부적합 자재 사용은 반복적으로 지적돼 온 문제지만, 임대주택의 경우 입주자가 실질적인 감시 주체가 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일광지구의 사례가 단순한 마감 품질 문제로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마감자재 품질을 낮춰 사용하는 것은 향후 하자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유지·보수 비용 증가로 이어져 결국 공공기관의 재정 부담과 입주민 주거 질 저하로 귀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건설기술진흥법 등에 따르면 부적합 자재를 사용한 시공사와 관련 기술자에게는 벌점이 부과되며,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영업정지나 과징금 처분도 가능하다. 또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따라 부정당업자로 지정될 경우 일정 기간 공공공사 입찰 참여가 제한된다. 벌점은 공공공사 입찰을 위한 사전적격심사(PQ)에서 감점 요인으로 작용해 수주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출처=동원개발 홍보영상 갈무리
출처=동원개발 홍보영상 갈무리

동원개발은 현재 일광지구 외에도 창원무동 27블록 공동주택, 해운대 중동 공동주택, 광주중앙공원 공동주택 및 공원조성 공사, 사상공원조성특례사업 공동주택, 평택 브레인시티 공동주택 등 다수의 공공·민간 주택사업을 수행 중이다. 이들 사업장에서도 유사 사례가 있었는지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요구의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다.

부산시의회도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부산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부실시공에 대한 지적과 함께 자재 검수 강화와 전수 조사, 강력한 제재를 주문했다. 부산도시공사도 시공사가 시방서대로 시공하지 않는 것에 대한 1차 책임은 시공사인 ㈜동원개발에 있다면서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감리단의 역할이 부실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지난달 28일 열린 제333회 부산시의회 임시회에서 박진수 의원은 “부산을 대표하는 중견 건설사가 공공 공사에서 자재를 바꿔치기하는 행태를 보인 것은 용납할 수 없는 도덕적 해이”라며 “부산도시공사가 이를 단순히 ‘주의’ 조치로 넘어가려는 것은 시공사의 기만행위를 묵인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부산도시공사도 관리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신창호 부산도시공사 사장은 “시방서대로 시공하지 않은 1차 책임은 시공사에 있지만, 감리단의 관리·감독이 충분하지 못했던 점도 있다”며 “내부 규정을 통해 감리 실수가 확인된 업체에 대해 향후 입찰 배제 등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수원 부산도시공사 감사도 감리단의 역할 부재를 인정하면서 “법적인 벌점과 별도로, 공사 내부 규정을 통해 감리 실수가 확인된 업체는 향후 입찰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타 사업장들에 대해서도 전반적인 점검과 샘플링 조사를 준비해 실시하겠다”라고 밝혔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벌점 통보 방식은 통지서를 등기로 보내는데 보통 1주일 안에 도착하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통지서를 수령하고 기간 내 이의 신청을 받고, 기관이 판단해 적법할 경우 벌금 심의를 열어 최종 부과하는 절차를 가진다”라고 설명했다.

건설사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발주하는 도로, 교량, 아파트 등 공사에 참여하려면 ‘입찰 참가 자격 사전 적격심사(PQ)’를 통과해야 하는데, 벌점이 있으면 점수가 깎여 사실상 공사를 따내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공공공사에서 품질과 신뢰는 핵심 가치다. 이번 사안이 단일 현장에 그칠지, 공공주택 전반의 관리 체계를 점검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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