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나기천 기자| 한국과 독일 간 국가 대항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 수주를 위해 정부가 발벗고 나섰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26일 캐나다로 출국했다.
강 실장은 이번 방문에서 최대 60조원 규모로 전망되는 CPSP 사업 수주를 위해 캐나다 측에 조선·자동차·에너지·첨단 제조 분야 산업협력 패키지를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CPSP 사업은 3000톤급 디젤 잠수함을 최대 12척 도입하는 캐나다의 대형 방위산업 프로젝트다. 30년간 운영·유지 비용을 포함한 총 사업비가 60조원으로 추산된다.
한국의 한화오션 컨소시엄은 지난해 8월 이 사업 숏리스트(적격 후보)에 선정됐으며, 독일의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 컨소시엄과 수주 경쟁 중이다.
한화오션이 캐나다에 제안한 3000톤급 '장보고-Ⅲ 배치-Ⅱ'는 현존 디젤추진 잠수함 가운데 최강의 작전 성능을 가진 데다, 빠른 납기 준수 등의 강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 받는다.
하지만 TKMS 측이 캐나다 측 절충 교역 요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 패키지를 준비하면서 판세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절충교역이란 무기를 판매하는 국가가 구매국에 기술이전, 부품 수출, 현지 투자 등 반대급부를 제공하는 국제 무역 방식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TKMS는 노르웨이·독일 업체들과 함께 검토 중인 투자 목록은 캐나다의 희토류와 광업, 인공지능(AI), 배터리 산업 등 광범위한 산업 부문에 걸쳐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공개된 CPSP 평가 항목 중 플랫폼 성능 평가 비중은 20%인데 △유지·정비(MRO) 및 군수지원이 50% △산업기술혜택(ITB), 고용 창출, 캐나다 방산 공급망 통합 등 경제적 혜택이 입찰 점수의 15%를 차지하는 등 산업·경제적 기여도가 평가의 핵심 기준이다.
여기에 최근 캐나다가 유럽연합의 방산 지원 프로그램인 '세이프(SAFE∙Security Action for Europe)'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방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유럽 우선 구매'(바이 유러피언) 기조가 한국이 넘어야 할 새로운 장벽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세이프는 유럽연합이 방위산업 강화 프로그램으로 1500억 유로(약 214조원) 규모의 장기 저금리 대출을 통해 회원국의 방위산업 투자와 무기 공동조달을 지원한다. 캐나다가 비유럽권 국가 최초로 여기에 참여를 선언했으며, 캐나다의 국방 조달 시 유럽산 장비 구매 비중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특사단은 이처럼 녹록치 않은 상황이지만, 수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막판 총력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이날 강 실장은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대한민국과 독일 양국으로 압축됐다"며 "독일은 자동차, 첨단 화학 등 제조업 강국이고, 우리가 잠수함 개발 초기에 독일에서 기술을 전수받았음을 감안하면 녹록지 않은 상황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잠수함 사업 같이 큰 대규모 방산 산업은 무기 성능이나 개별 기업의 역량만으로 도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캐나다 정부도 잠수함 사업 선정은 성능, 가격 외에 일자리 창출 등 산업 협력이 중요 기준"이라고 덧붙였다.
강 실장은 이어 "캐나다에는 '진짜 친구는 겨울에 찾아온다'는 말이 있다는데, 이번 주 캐나다가 영하 30도를 넘나드는 혹한이라고 한다"며 "대한민국의 진심을 전달해 수주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다면 그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특사단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의 특사단 합류는 한국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해 전방위로 뛰고 있는 특사단을 측면에서 지원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캐나다는 CPSP 관련해 현대차의 현지 공장 설립을 입찰 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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