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황태규 기자| 국내 라면 3사(농심·삼양식품·오뚜기) 중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이 가장 낮은 오뚜기의 약세 원인으로 해외 시장에서의 부진이 지속적으로 거론된다. 이같은 한계를 타개하기 위해 최근 오뚜기는 다방면에 걸친 해외 매출 확대 노력을 진행 중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오뚜기의 영업이익률은 6.27% 수준이다.
이는 삼양식품의 영업이익률이 15%를 넘는 것에 비하면 절반이 되지 못하는 수치다. 같은 기간 농심은 4.7%로 라면 3사 중 가장 낮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2025년 들어서는 상황이 바뀐다. 농심과 오뚜기의 영업이익률 순위가 바뀌었다.
농심의 2025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은 5.7%로 전년도와 비교하면 상당한 체질 개선이 이뤄진 모습이지만, 오뚜기는 같은 기간 누적 영업이익률이 5.68%로 지난해 보다 감소했다.
이같은 결과가 나온 배경으로 업계는 해외 매출을 꼽는다.
사실상의 포화 상태인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얼마나 제품을 파느냐에 따라 라면 3사의 실적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삼양식품과 농심은 각각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을 바탕으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삼양식품은 메가 히트작인 ‘불닭볶음면’이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 잡으며 전사 매출 상승을 이끌고 있다. 불닭의 글로벌 인기 덕에 삼양식품의 매출액은 2020년 6485억원에서 2024년 1조7280억원으로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2024년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은 70.3%에 달한다.
올 초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이후,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가 커진 가운데 삼양식품은 중국 저장성에 신규 공장을 건설하며 향후 거대 시장 중국의 수요 증가에도 준비하는 모습이다.

농심은 K-콘텐츠와 K-푸드 열풍을 등에 업고 해외 시장을 넓히는 중이다. 농심의 대표 상품인 ‘신라면’은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협업으로 미국을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 브랜드 파워를 끌어올렸다. 이미 미국을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 신라면의 현지 생산 비중이 높았던 만큼, 앞으로도 농심이 해외 매출에서 더 큰 성과를 낼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농심에 따르면 2024년 농심의 해외매출은 약 1조3037억원이다. 이 가운데 미국·중국 법인 매출은 6936억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최근 K-식품 대표 기업들은 해외 시장으로의 진출을 적극 모색 중이다. 이러한 움직임에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발 관세 리스크를 피해 갈 수 있다는 이점도 동력으로 작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생산 체계를 갖춘 기업은 환율·관세·물류 변수에 대한 대응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라며 “특히 관세 부담을 피할 수 있는 북미 시장에서 판가 인상 효과까지 누린다면, 실적 개선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시장에서 판매 확대를 위한 다방면의 노력을 진행 중인 오뚜기의 행보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오뚜기는 매출 중 내수 비중이 90%에 달하고, 해외에서 이렇다할 히트작을 아직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회사다.
이에 오뚜기는 대표 라면 ‘진라면’의 모델로 BTS(방탄소년단) 진을 발탁해 그의 탄탄한 팬덤을 기반으로 한 해외 고객 공략을 시도한 바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글로벌 고객과의 직접적인 접점 확대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오뚜기는 지난 14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내 대한항공 프레스티지 동편 좌측 라운지 리뉴얼 오픈에 맞춰 이곳에 새롭게 조성된 '라면 라이브러리'에 자사 대표 라면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라면 라이브러리는 봉지면을 즉석 조리해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된 체험형 공간으로, 오뚜기는 출국 전 대기 시간이라는 이용 특성에 맞춰, 간편하면서도 친숙한 메뉴로 고객 경험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대한항공 프레스티지 라운지는 다양한 국적의 고객이 이용하는 상징적인 공간"이라며 "라면 라이브러리를 통해 한국 라면의 매력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공항 이용 환경에 적합한 서비스 제공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된 ‘2026 윈터 팬시 페어’에 참가해 전략 제품인 ‘치즈라면’(cheesy ramen)을 선보이기도 했다. 오뚜기는 제품 출시와 더불어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작하며 치즈라면의 고소하고 매콤한 매력을 미주 전역에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미주 시장에서 치즈라면을 필두로 오뚜기 라면만의 독보적인 경쟁력을 적극적으로 전파하고 있다"며 "이번 2026 윈터 팬시 페어 참가를 기점으로 다양한 글로벌 유통 파트너와의 접점을 넓히고, 더 많은 해외 시장에서 오뚜기 치즈라면을 경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시장 진출은 매출과 영업이익 확대 외에 부수적인 이득도 동반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라면 회사들은 수익 제고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수단인 라면 가격을 조금이라도 올리기가 쉽지 않다. 라면 가격은 소비자 민감도가 높고, 정부 규제까지 받기 때문에 내수 시장에서 수익성을 챙기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K-푸드 상승세가 이어지는 만큼, 지금이 트렌드에 올라탈 수 있는 시점”이라며 “식품 물가 상승이 해외 시장에서의 가공식품 기업에는 반사이익으로 돌아온다는 점도 글로벌화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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