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터진 유전?' 알테오젠, 정혜신라인 뚫고 사상최고가

글로벌 | 김세형  기자 |입력

17% 오른 23만3500원 마감..3월26일 직전 최고가 경신 HLB 도태에 MSCI 편입 효과·각종 발표까지 겹호재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 알테오젠 홈페이지 캡처.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 알테오젠 홈페이지 캡처.

'이쯤되면 알테오젠 대전 본사에서 유전이?' 코스닥 바이오 대장주 알테오젠 주가가 사상최고가로 날아올랐다. 

4일 주식시장에서 알테오젠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17.34% 상승한 23만3500원을 마감했다. 사흘째 급등하면서 지난 3월말 기록했던 사상최고가 22만5500원을 갈아치웠다. 

외국인이 8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며 주가 급등을 이끌었다. 기관도 이틀 연속 매수에 나서며 사상최고가 경신에 힘을 보탰다. 

시가총액 2위 에코프로도 사정권에 들어왔다. 시총 3위 12조4000억원의 알테오젠은 하룻새 2조원 가까이 몸집을 불리며 에코프로비엠이 이어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에코프로와의 시가총액 차이를 4200억원 가량으로 좁혔다. 

특히 이전 사상최고가를 기록한 다음날 특수관계인의 지분 블록딜에 따른 주가 충격도 2개월 여만에 극복한 모양새다. 

알테오젠은 올해 코스닥 시장의 히어로다. 지난해 하반기 불거진 빅파마 머크와의 기술이전 계약 변경 가능성이 독점 계약으로 현실화하면서 주가가 매섭게 올랐다. 

작년 말 9만8500원으로 마감, 10만원을 목전에 뒀던 주가는 2월22일 머크와의 독점 계약 체결 소식을 계기로 3월26일 22만5500원까지 한달음에 내달렸다. 

하지만 다음날인 3월27일 아침 창립자이자 최대주주인 박순재 대표의 배우자로서 창립 멤버이기도 한 정혜신 박사가 160만주(3.07%)를 주당 19만7770원에 매각, 3164억원을 현금화하면서 급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9월 퇴사한 정혜신 박사는 사회에 유익한 활동을 위해 지분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명분이야 어쨌든 사상최고가 행진으로 피로가 누적됐던 상황에서 정 박사의 매도는 주가에 얼음을 끼얹은 꼴이 됐다. 그날 알테오젠 주가는 10.89% 급락했다. 

박순재 대표는 화급히 나서 현재 회사가 추진 중인 사업에 변함은 없으며, 자신의 지분을 매각해 현금화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기도 했다. 

이후 알테오젠 주가는 부진했다. 지분 매도와 같은 뜻하지 않은 악재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일깨워서다. 그러는 사이 정 박사가 매각한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의미에서 '정혜신라인'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그 때 받았던 충격의 강도를 뜻하기도 했다.  

그러다 한달 여가 지난 지난달 중순 이후 알테오젠을 둘러싼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했다. 지난달 15일 MSCI 지수 정기변경에서 알테오젠은 HD현대일렉트릭, 엔켐과 함께 예상대로 편입이 확정됐다. 지난달 31일 실제 리밸런싱에서는 편입비율에 맞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장 막판 3%대로 급반등 마감했다. 실제 편입이 더 이상 악재가 아니었다 

경쟁자가 도태(?)되는 일도 있었다. 코스닥에서 바이오 대장주 자리를 놓고 다투던 HLB가 미국 FDA 간암 신약 승인에 실패했다. HLB는 이전까지 간암 신약 승인을 모멘텀으로 셀트리온이 떠난 자리를 꿋꿋이 지켜왔다. 

지난달 17일 HLB는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과 렐리주맙의 병용요법이 FDA로부터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았다고 밝혔다. 진양곤 회장이 전국을 순회하면서 승인을 확신했던 지라 주가 충격은 상당히 셌다. 연이틀 하한가로 추락했다. 

이는 알테오젠이 코스닥 대장주 자리에 오르는 결과를 낳았다. 

알테오젠은 머크를 비롯한 빅파마와의 기술이전 계약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어 HLB에 실망한 바이오 투자자들의 대체 투자처로 부상했다. 유한양행, 리가켐바이오 등도 알테오젠과 같은 이유로 투자가치가 부각되는 성과를 얻었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암학회 ASCO를 계기로 유한양행이 부각되면서 알테오젠이 가진 기술력도 다시 한 번 투자 매력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2일 ASCO에서 유한양행의 폐암 신약 렉라자가 호평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렉라자는 오스코텍이 개발해 2015년 유한양행에 기술이전한 항암제다. 유한양행은 렉라자의 임상 1상을 진행하던 도중 얀센에 1조6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오는 8월 FDA 허가를 받게 되면 한국산 항암 신약으로는 첫 사례가 된다. 3일 주식시장에서 유한양행 주가는 9% 급등하고, 오스코텍은 22% 가까이 급등세를 탔다. 

알테오젠도 때마침 지난 1일(현지시간)부터 4일간 미국 보스턴에서 개최 중인 미국내분비학회(ENDO 2024)에 참가, 지속형 말단비대증 치료제 ‘ALT-B5’의 연구 결과를 포스터 발표했다고 알렸다.

BLT-B5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화이자의 ‘페그비소멘트’에 비해 적은 양으로도 더욱 뛰어난 효과를 보이고 있rh, 체내 지속시간을 증가시키는 등의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이미 머크에 기술을 독점으로 이전키로 하면서 계약금도 받았고, 여타 대형 해외 제약업체들과도 기술이전 협상을 벌이고 있는 알테오젠이 주목받지 않을 수 없었다. 

텔레그램 채널 YM리서치는 "정혜신 박사 블록딜 이후로 두 달 가량 주가가 약세를 보였으나, 회사의 가치는 변한 것이 없었다"며 "이번 상승은 MSCI편입, 대주주 매도이슈로 인한 하락의 회복, 매크로 완화, 머크 자체SC 실패, SC제형 가치 부각 등의 뉴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던 상승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이어 "알테오젠은 굵직하게는 ADC(엔허투) SC 라이센스 아웃, 키트루다SC 임상결과 발표 등 주가에 아직 반영되지 않은 많은 타임라인을 남겨두고 있다"며 "ADC LO, 키트루다SC 이후의 알테오젠의 가치는 20조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는 주가로 환산하면 37만원이다.

한편 '머크가 목숨 걸었다'는 제목으로 지난해 말 머크와의 계약 변경 가능성을 강하게 주장했던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당시는 현대차증권 소속)은 지난달 14일 알테오젠 목표주가를 30만원으로 제시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종전 7만5000원이던 목표주가를 11만5000원으로 상향조정했고, 지난 2월 머크와의 독점 계약 체결 직후 목표주가를 30만원으로 과감하게 높였다. 신한투자증권으로 이직해서도 동일한 목표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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