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악재' 가운데 건설업 7대 이슈 '주목'

글로벌 | 이재수  기자 |입력

PF 부실 우려, 지방의 미분양 확산, 건설원가 상승 등 '산넘어산'

국내 최고층 모듈러 주택인 용인 영덕 경기행복주택 건설 현장 모습(사진제공. 현대엔지니어링)
국내 최고층 모듈러 주택인 용인 영덕 경기행복주택 건설 현장 모습(사진제공. 현대엔지니어링)

PF 부실 우려와 지방의 미분양 확산, 건설원가 상승 등 트리플 악재가 지속되면서 건설기업의 경영여건은 당분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건설산업은 작년 하반기 이후 급속히 악화된 건설경기 속에서 저성장 경제와 총선, 주택경기침체 등 대외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또한 건설생산비용의 증가에 따른 건설사업의 수익성 저하와 자금조달 등 위기징후가 높아지고 있어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도급순위 16이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건설업계 전반에 대한 자금경색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른 금융기관의 부담이 커져 위험부담이 건설기업에 전가되면 도산하는 건설기업이 증가하고 건설산업 전체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 놓일 가능성도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발행한 건설동향 브리핑에서 '2024년 건설산업 7대 이슈와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 

◇ 이슈 1. 국내외 저성장 경제에 닥친 선거 정국. 
올해 4월에는 우리나라 총선이 있고 11월에는 미국에서 대선이 예정돼 있다.  총선이 10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회는 본격적인 총선 정국에 들어섰다. 신당 창당 등 다른 어느 때보다 총선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영부인 특검법과 서울 메가시티 등 굵직한 총선이슈들이 국민들의 관심을 끌어들이면서 건설사들이 분양 일정을 잡기가 더 힘들어졌다.

이번 총선에서는 여당과 야당 모두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실천 공약과 지역발전을 위한 핵심 인프라 공약들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11월에 예정된 미국 대선은 전세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대선과정과 결과에 따라 글로벌 경제환경의 변화와 주요 관련 국가들의 리스크가 증가될 수 있어 올 한해동안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슈 2. 침체 일로의 주택경기 회복 여부.
정부의 각종 규제 완화책에도 불구하고 주택거래량은 과거평균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자 부담으로 주택매매 시장이 위축되면서 분양시장도 침체를 지속하고 있다.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경기 위축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2024년 부동산경기 전망에 따르면 2024년 분양물량은 작년보다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사들은 더욱 보수적으로 분양물량을 책정하고 미분양 물량 해소에 중점을 둔 사업전략을 전개할 가능성이 높다.

◇ 이슈 3. 환경 및 거버넌스 분야 법적 의무 강화
‘탄소 국경세’가 EU와 영국 등에서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등 세계 주요국들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환경정책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EU에서 논의된 환경 관련 규제만 43개로 이러한 규제들이 본격적인 발효를 앞두고 있어 세계경제에 환경규제 영향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작년 3월에 발표된 '제1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이 올해부터 본격 이행될 예정이다. 건축물·교통·폐기물 등 분야에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세부정책이 이행되면 건설산업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부터 사업계획 승인을 새로 신청하는 30세대 이상 민간 공동주택에 대해 제로에너지 건축물이 의무화된다. 또한 코스피에 상장된 중견 건설기업들도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검단 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현장 (출처. 국토교통부)
검단 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현장 (출처. 국토교통부)

◇ 이슈 4. 지속되는 건설공사 품질 강화 이슈
인천 검단신도시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등으로 촉발된 아파트 품질문제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행정안전부는 하도급만 주는 건설사와는 계약을 맺을 수 없게 하는 등 건설현장 부실시공 및 사고 예방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건설 계약상대자 선정기줄을 강화하는 내용의 '지방계약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벌점제도 확대를 통해 안전관련 처벌도 강화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아파트 부실시공은 국민적인 관심사로 떠올라 건설업계는 그 어느 해보다 품질경영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 이슈 5.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확대 논란
2022년 1월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올해 1월 27일부로 50인 미만, 공사금액 50억 원 미만의 중소사업장까지 확대 시행된다. 정부는 소규모 기업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2년 유예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야당과 노동계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안전사고에 노출되어 있는 건설업종의 특성을 고려할 때 중소건설업계에는 생존의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2022년 건설업의 중대재해 사망자 644명 중 35%가 50인 미만 중소건설사에서 발생했다. 중소기업들은 충분한 안전관리시스템 구축을 위한 인적·재무적 역량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심각한 위기상황에 처할 수 있다.

◇ 이슈 6. 건설기업 경영여건의 지속 악화
장기화 되고 있는 건설 생산원가의 증가와 주택경기 위축, 경기악화에 따른 건설기업의 경영여건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1년 동안 부도 처리된 건설사는 총 19곳으로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3년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폐업공고를 낸 종합건설업체는 509개사로 201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태영건설이 지난해 말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부동산 PF 위기가 현실화되고 대형 건설사까지 재무 건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대형건설사들은 해외건설시장의 수주 여건이 나아지고 비주택사업부문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그나마 견딜 수 있는 상황이지만, 중견·중소 건설사들의 경영악화는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3D 프린팅 공법을 활용하는 건설현장 (사진제공. 반도건설)
3D 프린팅 공법을 활용하는 건설현장 (사진제공. 반도건설)

◇ 이슈 7. 신기술·신사업 역량강화 필요성 증대
건설공사의 품질이슈와 건설원가의 상승 등 당면한 건설산업의 문제 해결을 위해 건설산업 전반의 혁신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스마트 건설기술의 활용은 전통적인 인력과 경험에 의존해 온 건설공사의 품질, 안전관리활동에 새로운 관리기준과 관리방안, 정보의 활용을 촉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존 건설사업의 수익성 저하와 환경·에너지 관련 시장의 성장으로 인해 대형·중견 건설사들의 신사업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올해는 저성장  경제와 총선, 주택경기 침체 등 대외적으로 불확실성이 높고 내적으로는 건설사업의 수익성 저하와 자금조달 등 위기징후가 높아지고 있어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정부의 시의성 있는 지원책 제시가 중요하고 건설기업은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안정성과 성장성 도모를 위한 내실경영 체제 마련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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