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 도심에서 4km정도 떨어진 항구도시 노하운(Nordhavn)은 원래 거대한 조선소가 있었던 산업단지였다. 그러던 노하운이 스칸디나비아 최대의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변신을 거듭해 전형적인 소규모 스마트시티로 거듭나고 있다.
총 면적 400만 평방미터의 노하운은 주로 산업용 컨테이너가 가득 찬 선박과 유람선, 노르웨이로 향하는 페리가 정박하는 항구, 즉 교통의 요지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러던 노하운은 2009년부터 대 변신을 시작한다.
지금은 해안가를 따라 수영복과 반바지를 입은 청소년들이 매일 오후 물놀이를 즐긴다. 공원의 나무 데크 위에 옹기종기 모여 휴식을 취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해안을 따라 늘어선 카페에는 손님들로 붐빈다.
코펜하겐 시정부는 10여년 전부터 노하운을 50년 장기 프로젝트로 재단장하기 시작했다. 덴마크 최고의 살기 좋은 쾌적한 도시, 지속가능한 도시, 늘 푸른 도시로 탈바꿈한다는 야심만만한 계획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2050년까지 이어진다.
프로젝트를 위해 건축디자인 전문회사인 코보(COBO)와 슬레스(SLETH), 친환경 컨설팅회사 램볼(Ramboll)이 참여했다. 이들은 노하운을 ▲환경 친화적 도시 ▲활기찬 도시 ▲모두를 위한 도시 ▲물의 도시 ▲역동적인 도시 ▲녹색교통 도시 등 6가지의 핵심 가치를 설정했다. 궁극적으로는 지속가능한 미래 도시로 만든다는 스마트시티 구상이다.
프로젝트가 완성되는 2050년에는 4만 명이 거주하는 거대지만 쾌적한 주거 타운이 된다. 이들을 위한 완벽한 일자리와 작업 공간이 생긴다. 이곳은 이전부터 조선소 직원 5000명을 위한 건물들이 있었다. 건물들의 리모델링 및 재건축이 계속되고 있다.
10년 전부터 노하운은 ‘5분 도시’를 추구했고 그에 걸맞게 디자인됐다. 노하운의 어느 지점에서나 걸어서 5분 이내에 가게, 기관, 직장, 문화 시설, 대중교통에 도달하도록 설계했다. 노하운의 크기는 끝에서 끝까지 약 3.2km 정도로, 모든 도로는 이어지고 도시의 북쪽 해안에 있는 섬들과도 연결된다.
노하운은 11개의 작은 섬을 품고 있다. 섬마다 각자의 특색을 갖고 있다. 각각의 섬들은 주택, 비즈니스, 공공장소, 공원, 녹지, 카페를 독립적으로 갖고 저마다의 장점을 뽐내며 관광객들을 유혹할 것이다.
연결성을 위해 새로운 지하철 노선이 작년 3월에 개통됐다. 코펜하겐 도심까지 20분이면 진입한다. 안데르센 & 마이야르나 노마 페이스트리의 셰프 로시오 산체스 등 유명 브랜드를 조합한 관광 포인트를 집약해 외부로부터의 방문객을 늘렸다. 관광 중심지가 된 것이다. 주민들은 어디에 살든 지하철 역에 접근할 수 있다.
항구 인근에는 공연 공간과 영화관이 세워졌다. 몇 년 안에 거의 3평방마일의 거대한 문화 공간이 조성된다. 여기에는 야외 공연 공간, 조각 공원, 예술가 아틀리에, 부티크, 아이들을 위해 디자인된 동화같은 놀이터, 레스토랑들이 들어선다. 건축은 예술이 가미된다.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도 노하운의 독특한 도시 설계를 주목해 벤치마킹했다고 한다.
노하운은 지속가능한 도시녹화의 선구자다. 블룸버그시티랩은 노하운이 최근 지속가능성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다는 점을 인정받아 독일 지속가능건축위원회(DGNB)로부터 최고 인증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매년 코펜하겐을 찾는 1000만 명의 관광객들로 하여금 노하운을 방문하도록 동기를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다.
한국디자인진흥원에 따르면 노하운은 가장 선도적인 환경 친화적인 저탄소 도시라고 한다. 우선 5분이면 어디든 도달할 수 있다는 도시 설계가 자동차 이용을 대폭 줄여 탄소 발생을 억제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여기에 지역 난방 네트워크를 환경 친화적인 연료로 대체했다. 해안가라는 장점을 활용해 풍력발전을 늘리고 해조류에서 바이요 연료를 추출해 사용한다. 지열에너지를 활용한 저 에너지 빌딩을 건축한다. 노하운에는 다른 도시보다 자전거 도로가 더 많고 도보 산책로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노하운이 완성되기까지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았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만으로도 스마트시티의 모범 사례로 꼽힐 성과를 만들어냈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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