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DX 사업방식 '경쟁입찰'로 결정…"사실상 원점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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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청, 22일 방추위 열어 경쟁입찰로 의결 현대重 보안 감점 1년 연장 가능성에 입찰서 한화오션 유리한 입장 설 듯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조감도. HD현대중공업 제공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조감도. HD현대중공업 제공

2년 가까이 표류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방식이 결국 경쟁입찰로 결정됐다.

방위사업청은 2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제172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22일 개최한 뒤 이같이 결정했다.

이날 방추위는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맡을 사업자 선정 방식으로 △수의계약 △ 경쟁입찰 △공동설계 등 3가지 방안을 상정해 논의했다.

방사청은 "방추위에서는 심도있는 논의를 통해 국가계약법에서 정하고 있는 일반적 원칙 준수와 사업참여 기회 부여 등이 가능한 ‘지명경쟁’ 방식을 통해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수행업체를 결정하는 것으로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방사청은 조만간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입찰 공고를 낸 뒤 제안서를 받아 사업자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내년 말까지 사업자를 결정한다는 게 방사청의 목표다.

KDDX는 2030년까지 7조8000억원 가량을 투입해 6000톤급 최신형 이지스 구축함 6척을 확보하는 사업이다.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개념설계,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맡았으나, 양사 간 갈등이 이어지면서 2년 가까이 착수가 지연됐다.

당초 계획은 2023년 12월 기본설계 완료 후 지난해부터 상세설계·선도함 건조에 착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유출 사건을 문제 삼으며 경쟁입찰을 강하게 주장하자 사업이 미뤄졌다.

함정 건조 사업은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또 기본설계를 맡은 사업자가 상세설계까지 맡는 게 그 동안의 관례였다. HD현대중공업은 이에 따라 줄곧 수의계약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5일 충남 타운홀 미팅에서 "군사기밀을 빼돌려 처벌받은 곳에 수의계약을 주느니 마느니 하는 이상한 소리가 나오고 있던데 잘 체크하라"고 말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이후 방사청이 상세설계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에 공동으로 맡기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으나, 담합 논란 제기 가능성 등으로 이날 결정에서 배제된 것으로 보인다.

경쟁입찰 방식이 제안서부터 다시 받는 것이라 사실상 KDDX 사업이 원점으로 회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경우 또 다시 KDDX의 전력화 지연이 불가피해 해군 전력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경쟁입찰 결정으로 한화오션이 다소 유리한 입장에 섰다고 방산업계는 분석한다. HD현대중공업이 군사기밀 유출 건으로 1.8점이라는 보안 감점을 받았고, 이달 19일 만료된 이 감점을 방사청이 1년 더 연장·유지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방사청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보안 감점을 추가로 검토하느냐는 입찰공고 후 제안서를 평가할 때 확인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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