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은 안 됩니다" 금투협이 ETF 광고 제동 건 이유는?

증권 | 이태윤  기자 |입력

[ETF 디코드] 커버드콜 ETF 광고 문구 바꿨다 ‘수익률’ 대신 ‘연 분배한도’로 유도..투자자 대상 말장난 '빈축' 

|스마트투데이=이태윤 기자| 국내 자산운용사와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가 커버드콜 ETF 마케팅 문구를 두고 숨바꼭질을 벌이고 있다. 최근 한 운용사에서 내놓은 커버드콜 상품이 광고 마케팅 과정에서 '연 목표 수익률' 표현을 장고한 사실이 확인됐다. 업계는 규제를 피하기 위해 '연 분배한도'라는 새로운 표현을 쓰게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 자산운용사는 커버드콜 상품 광고 심사 과정에서 진통을 겪었다. 당초 광고 문구에 ‘연 목표 수익률’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려 했으나 가이드라인 때문에 고민했기 때문. 결국 해당 운용사는 이를 수정해 ‘연 분배한도’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금투협이 이 같은 입장을 고수하는 근거는 금융소비자보호법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광고상에 제시되는 수익률은 아직 실현되지 않은 ‘미실현 수익률’이기에 현행법상 표기가 엄격히 금지된다”며 “투자 설명서나 집합투자규약 같은 법정 신고 서류에는 구체적 서술이 가능하지만,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광고에서는 숫자를 병기하는 행위를 원천 봉쇄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익’이라는 단어가 주는 확정적 뉘앙스를 배제하고 ‘분배’라는 용어로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연 분배한도’라는 표현을 꺼내들었다. ‘월 2% 목표’라고 직접 명시하는 대신 ‘연 분배 한도 24%’라고 표기하는 식이다. 규제를 피하면서도 투자자가 스스로 ‘연 24% 한도면 월 2% 수준의 분배금을 주겠구나’라고 추정하게 만드는 전략으로 보인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관행적으로 쓰던 ‘목표 수익률’ 표현이 막히면서 마케팅 표현의 범위가 상당히 위축된 것은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런 ‘용어 변경’이 투자자 보호라는 당초 취지와 달리 투자자의 직관적인 정보 습득을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과거에는 ‘미국배당+7%’처럼 상품명이나 광고에 명확한 숫자가 표기되어 상품의 추구 방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규제가 강화된 이후 상품명과 광고 문구가 모호해지면서 투자 난이도만 높아졌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또 다른 자산운용업계 고위관계자는 “월 단위로 딱 잘라 수익률을 제시하는 건 금지됐지만, 운용사들이 ‘연 최대 한도’라는 표현으로 당국과 타협을 본 모양새”라면서도 “과거 ‘+7% 프리미엄’ 등의 문구가 상품명에서 빠지고 나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 상품이 도대체 뭐 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며 “규제 이후 정보가 오히려 불투명해져 투자자 교육 효과가 떨어지고 정보를 찾기 더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꼬집었다. 

커버드콜 ETF를 둘러싼 ‘용어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해 금융당국은 가이드라인을 통해 커버드콜 ETF 상품명에서 ‘%’와 ‘프리미엄’이라는 단어를 일괄 삭제하도록 조치했다. 당시 ‘미국배당+10%프리미엄’과 같은 인기 상품들이 줄지어 간판을 바꿔 달았다. 금융감독원은 커버드콜의 분배금은 운용 성과에 따른 수익이 아니라 원금 손실 위험을 떠안은 대가인 프리미엄일 뿐이라 말했다. 투자자가 분배율을 확정 수익률로 오인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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