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척추 질환, 재수술 위험 낮추는 ‘추간공 접근법’ 주목

산업 |김윤진 |입력
고한승 힘찬병원 원장
고한승 힘찬병원 원장

|스마트투데이=김윤진 기자|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기준 65세 이상 인구수가 1024만 4550명으로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며 초고령 사회로 진입했다. 고령인구 증가와 함께 퇴행성 척추 질환 발생률 또한 높아지는 추세다. 척추 질환은 만성 요통, 디스크 질환, 척추관협착증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 노년기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다행히 척추 질환 치료 분야는 최소 침습 수술, 비수술적 치료법, 맞춤형 재활 프로그램 등 꾸준한 발전을 통해 환자의 부담을 줄이고 회복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최소 침습 수술은 작은 절개를 통해 통증과 합병증을 줄이고 빠른 회복을 돕는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척추 수술 후에도 지속적인 통증이나 새로운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는 이른바 ‘척추수술실패증후군(Failed Back Surgery Syndrome, FBSS)’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척추수술실패증후군은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등으로 수술을 받았음에도 기대했던 효과를 얻지 못하거나 통증이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특히 고령 환자들의 경우 디스크 중심부보다 척추관에서 신경이 빠져나가는 추간공 주변 병변이 늘어나는데, 이러한 경우 수술 자체가 까다롭고 수술 후 통증이 재발할 수도 있다.

힘찬병원 척추클리닉 고한승 병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척추수술실패증후군은 5~7%의 비교적 높은 재수술률을 보이는 어려운 문제 중 하나로, 수술 부위의 불안정성, 신경 유착, 불충분한 감압, 재발성 디스크 탈출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며 “과거에는 MRI, 현미경, 드릴 등의 장비의 한계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어려웠던 측면있고, 환자의 척추를 정면에서 보는 듯한 ‘관상영상(coronal view)’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으면 추간공 병변을 놓치는 경우가 발생하며, 이 경우 수술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재발하는 양상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추간공에 생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추간공 확장술은 주로 요추 5번-천추 1번(L5-S1) 부위에 시행한다. 이 부위는 구조적으로 많은 하중을 받아 추간공 협착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때 척추 가운데로 접근하는 기존 방식과는 달리 옆쪽 근육을 통해 접근하는 추간공 접근법을 통한 수술이 주목받고 있다. 이 방법은 디스크 제거를 최소화해 척추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고,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추간공의 공간을 확보하기 용이해 신경 압박을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추간공 접근법은 척추수술실패증후군의 위험을 줄이고 환자의 장기적인 예후를 개선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추간공 수술 시에는 X-ray를 통해 정확한 위치를 찾아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퇴행성 변화가 심하면 척추 뒤쪽에 두개의 뼈가 만나 연결되는 후관절이 두꺼워지거나 변형돼 추간공을 좁히는 경우가 흔하므로 수술 시 뼈를 정교하게 갈아내 신경 통로를 충분히 확보하는 과정이 핵심이다. 이러한 이유로 추간공 확장술은 다른 비수술 치료에 비해 난도가 높고 집도의의 풍부한 경험과 숙련도가 요구된다. 추간공 수술은 재발률이 낮고 디스크를 많이 제거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디스크 높이가 계속 낮아져서 추간공 협착이 진행되면 신경근 압박으로 인한 통증이 심해져 결국 유합술로 치료해야 할 수도 있다.

특히 최근의 척추 질환 치료 경향이 최소 침습이나 비수술적 방법을 선호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지만 수술이 꼭 필요한 상태임에도 비수술적 치료만 고집하다가 오히려 병을 키우는 사례도 있다.

고한승 병원장은 “허리통증의 원인이 복합적이거나 환자의 심리적 요인이 통증 인식에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 계획수립이 어려울 때도 많다”며 “따라서 환자의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특히 고령 환자의 경우 다발성 척추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더욱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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