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투데이=김세형 기자|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산하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가 디스커버리펀드 불완전판매 책임을 물어 판매사인 IBK기업은행과 신영증권에 피해자에게 보상할 것을 23일 권고했다.
올초 대법원이 장하원 전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에 대해 무죄를 확정하면서 "원심 무죄 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 판단 누락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고 했지만 이같은 법조계와 다른 판단을 내린 것이다.
특히, 금융소비자법(이하 '금소법')은 2021년3월 시행됐다. 이를 문제삼아 금융당국이 오는 6월 대선 여론에 밀려 법 시행 이전에 발생한 사안에 대해 뒤늦게 책임을 지우는 꼴이라고 꼬집는 일각의 부정적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른바 소급입법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반적으로 형벌 법규나 불이익을 주는 소급입법은 헌법상 금지되어 있다.(대한민국 헌법 제13조 제1항).
즉, 과거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던 행위에 대해 나중에 법이 바뀌고 처벌하거나 제재를 가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과 신뢰 보호의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에 허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기업은행과 신영증권은 법원과 다른 결론이 나왔지만 분조위의 이같은 조정안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는 속내다.
디스커버리펀드는 2017~2019년 하나은행, 기업은행, 한국투자증권 등을 통해 판매됐다가 환매가 중단된 상품이다.
장 전 대표는 부실 상태인 미국 대출채권에 투자하면서 손실이 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고수익이 보장되는 안전한 투자라고 속여 370여명에게 1348억원 상당의 상품을 판매한 혐의로 2022년 7월 구속 기소됐다.
그러나 1심은 “피해자들을 기망했다거나 중요한 사항을 거짓 기재한 사실이 합리적 의심없이 증명됐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2심 역시 장 대표에게 투자자들을 기망할 의도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2심은 “펀드의 투자제안서에 펀드 위험 등급이 ‘매우 높음’에 해당하고 위험을 강조하는 내용이 기재됐다”며 “투자자들이 펀드의 불확실성이 수익률 저하나 원금 손실 위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구체적 설명을 들었다면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명백하게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1·2심이 장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을 대법원이 올초 최종적으로 무죄로 확정판결했다.
공교롭게도 장 전 대표의 사촌인 장하성 전 고려대 교수가 문재인정부 초대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재임 시기와 디스커버리펀드 판매 시기가 겹치면서 일각에선 권력형 비리로 거론되기도 했다.
분조위는 이날 디스커버리 펀드 불완전판매 등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기업은행과 신영증권이 각각 투자자에게 손해액의 80%, 59%를 배상할 것을 제안했다.
분조위는 글로벌채권펀드 기초자산 상당 부분의 부실 정황은 확인했으나 부실여부나 규모를 확정할 수 있는 객관적 증빙이 없어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는 어렵다고 봤다. 다만 적합성 원칙과 설명의무 등 판매원칙을 위반한 점을 고려해 손해배상책임은 인정했다.
기업은행과 신영증권은 각각 대표사례 1건에 대해 투자자 성향을 먼저 확인하지 않고 투자 목적이나 투자 경험 등에 적합하지 않은 상품을 권유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양사 모두 안전한 상품이라고 설명하면서 펀드 투자구조, 담보 여부, 연체율 등 중요 투자 위험정보에 대한 설명도 누락한 책임이다.
신영증권은 확정금리라고 설명하는 등 불확실한 사항이 확실하다고 오인할 소지를 만들었다.
이를 토대로 분조위는 기업은행과 신영증권의 기본배상비율을 30%, 40%로 각각 적용했다. 공통가중비율에선 기업은행과 신영증권에 각각 30%포인트, 25%포인트씩 공통 가산했다.
두 회사 모두 펀드 부실위험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큰 데도 펀드를 장기간 여러 차례 판매하면서도 소홀하게 리스크를 관리해 많은 피해자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은행은 2021년 당시 대비 공통가중비율을 20%에서 30%로 상향해 최대치를 적용했다. 이후 판매사 책임가중사유와 투자자 자기책임 사유 등을 가감 조정한 결과 기업은행은 80%, 신영증권은 59%를 배상토록 결정했다.
분조위 조정안은 양 당사자가 조정안을 접수한 이후 20일 이내 조정안을 수락할 경우 조정이 그대로 성립된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금소법이 만들어 진 것은 2019년도 DLF사태 등 대형 금융사고로 인해 소비자 피해가 급증한데 따라 금융사의 (판매) 책임에 대한 요구가 증대한 것이 입법 배경이 됐다"며 "이번 분조위 중재안은 법 시행 시기 이전의 일에 대해 현재 법 잣대로 책임을 묻는 일명 소급입법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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