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투데이=김국헌 기자| 반년을 끈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관련 부당대출 사태가 전모를 드러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매운맛’을 예고하며 엄정 제재를 강조한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4일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의 정기검사 결과를 공개했다. 손태승 전 회장 관련 부당대출 규모는 총 730억원으로 2배 넘게 불어났다.
금감원은 발표의 대부분을 우리금융그룹에 할애하며,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책임을 강조했다. 다만,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를 결정지을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 등급(현재 2등급) 발표를 미뤘다.
2배로 불어난 손태승 관련 부당대출
이날 금감원은 지난 2024년 지주・은행 등 주요 검사결과 발표에서 우리은행에서 2334억원 규모의 부당대출 101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대출 규모는 작년 8월 350억원에서 총 730억원으로 2배 넘게 불어났다. 전체 대출 730억원 중 46.3%에 해당하는 338억원이 부실화됐다고 확인했다.
특히 손태승 회장 관련 대출 중 61.8%인 451억원이 재작년 3월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취임 후 취급됐고, 이 가운데 27.3%인 123억원이 부실화됐다고 지적했다. 즉 임종룡 회장의 책임을 강조한 셈이다.
금감원은 작년 8월에 적발한 350억원 중 84.6%가 부실화된 점을 미루어 볼 때, “현 경영진 취임 이후 취급되고 정상으로 분류된 328억원도 향후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예상했다. “장기간 다수 부당대출이 취급되는 동안 금융지주 차원의 내부통제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임직원은 경영진이 제시한 외형성장 목표만을 추종하거나 은행 자원을 본인 등 특정 집단의 사익을 위한 도구로 삼아 부당대출 등 위법행위 및 편법영업을 서슴지 않았다”며 “금융회사는 금융사고를 축소하려 하거나 사고자를 온정주의적으로 조치함으로써 대규모 금융사고가 반복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고 비판했다.
동양생명 인수 과정 “이사회 견제 없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주 회장 중심의 의사결정체계가 공고해 이사회는 M&A 등 중요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 받지 못하는 등 본연의 경영진 견제・감시 기능이 제한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금감원은 우리금융지주의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과정도 문제가 많았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은 “(동양생명·ABL생명) 주식매매계약 당일 리스크관리위원회와 이사회를 불과 20분 간격으로 개최함에 따라 리스크관리위원회 심의 내용이 이사회 안건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자회사 편입) 인허가를 승인하지 않을 경우, 계약금을 몰취하는 조항이 주식매매계약에 포함되었는데도, 이러한 중요사항이 (우리금융지주) 공식 이사회 석상에서 논의되지 않았다”고 근거를 들었다.
임종룡 회장 책임 조목조목 지적..자본비율 문제시
무엇보다 금감원은 조목조목 임종룡 회장의 책임을 지적하면서, 임종룡 회장의 경영능력에 정면으로 의문을 제기했다.
금감원은 ▲손태승 전 회장 시절 완화한 여신 관련 징계기준을 방치한 점, ▲손태승 전 회장 부당대출 혐의를 인지하고도 금융당국에 5개월간 보고하지 않은 점, ▲우리은행이 지주 경영계획과 반대되는 영업목표를 세워도 이를 통제하지 못한 점, ▲우리금융 계열 NPL(부실채권) 투자회사 우리금융에프앤아이를 우회 지원해 그룹 신용리스크와 부실전이 위험을 키운 점, ▲우리은행 파생상품 딜러의 누적 손실 1천억 원을 2년 넘게 숨겼지만 이를 인지하지 못한 점, ▲작년 9월까지 10년간 연체한 차주 4만6천 명의 최저생계비까지 포함해 압류금지채권 약 250억원을 부당하게 상계한 점 등을 지적했다.
특히 뼈아픈 대목은 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비율)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이다.
금감원은 “(우리금융)그룹 내 숨겨진 부실 위험까지 포함해 리스크를 모두 반영하면 (우리금융)지주의 보통주자본비율은 10~20bp(0.10~0.20%p)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자본비율이 다른 회사 대비 열위에 있는데도 고위험 자산 위주의 투자성향을 지속해왔다”고 우려했다. 작년 3분기 우리금융지주의 CET1비율은 11.96%로, 다른 대형 금융지주사들은 13%를 웃돌았다.
이복현 원장도 “지주는 그룹 내 잠재 부실 위험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본연의 역할을 소홀히 하여 금융그룹의 위기대응능력(자본비율)이 과대평가됐다”며 “은행 등 자회사가 금지된 브릿지론을 편법 취급하거나 특수목적회사(SPC) 등을 통해 계열회사를 우회 지원하는 등의 여러 부적절한 고위험 추구 행태를 막지 못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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