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투데이=김세형 기자| 법원이 고려아연의 집중투표제 도입에 제동을 걸었다. 당장 이틀 앞으로 다가온 임시주주총회에서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이사회 장악을 위한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는 평가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이날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낸 임시주총 의안상정금지 가처분을 인용했다.
가처분 신청은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가족회사인 유미개발이 주주제안 형식으로 청구한 집중투표 방식의 이사 선임 안건을 오는 23일 임시주총 안건으로 상정해선 안 된다는 취지로 신청한 것이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유미개발이 집중투표 청구를 했던 당시 고려아연의 정관은 명시적으로 집중투표제는 적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었다"며 "결국 이 사건 집중투표청구는 상법의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적법한 청구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절대 지분에서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이 앞선 것으로 평가되자 현재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최윤범 회장 측은 집중투표제 도입 카드를 들고 나왔다.
집중투표제는 이사를 선임할 때 주식 1주당 선임할 이사의 수만큼의 의결권을 주주에게 부여하는 제도다. 주주는 이사 후보자 1명 또는 여러 명에게 의결권을 몰아줄 수 있다. 예컨대 이사 10명을 뽑을 때 1주를 가진 주주는 10표를 한 후보에 몰아줄 수 있다. 지분권 행사에서 절대 불리한 소수주주에게 유리한 제도다.
임시주주총회 제1호 의안으로 올라있는 집중투표제 도입안건이 통과되고 이후 이사 후보 선임에서 즉각 적용할 경우 경우 최윤범 회장 측은 소액주주들의 집중투표를 통해 경영권 방어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했다. 하지만 법원에서 제동이 걸리면서 무게추는 MBK파트너스 측으로 기우는 모양새가 됐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 회장측 11인과 장형진 고문 1 이렇게다.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은 총 14인의 이사를 새로 선임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영풍·MBK 연합의 의결권 지분을 46.72%로 기타 지분 등에서 약 3.3% 이상 지지만 받아도 원안대로 이사들을 선임할 수 있다. 캐스팅보드를 쥔 기관투자자들은 어느 한쪽에 쏠리지 않고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고려아연 주가는 법원의 가처분 인용 소식이 전해지자 급락 마감했다. 전 거래일보다 8.55% 떨어진 75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2월6일 240만7000원까지 치솟은 뒤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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