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투데이=김국헌 기자| 여의도 증권가가 지난 3일 6시간 비상계엄 사태가 한국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이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치 불확실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단기간 커질 전망이라고 우려하면서, 반등도 제한적일 거란 비관을 내놨다.
여의도 증권사들은 5일 일제히 시장 점검 보고서를 쏟아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해제가 주식, 채권, 외환시장에 미칠 충격을 과거 탄핵 정국과 비교하면서 금융시장 관측을 제시했다.
“경기 둔화 초기의 악재라 더 민감”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2016년 12월 상황(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과 반대로 경기 둔화 초기 국면으로 악재에 좀 더 민감하게 시장이 반응할 수 있음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우려했다.
변준호 연구원은 "수출 둔화로 경기 하강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서 정치 불확실성이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더욱 확대시킬 수 있다"며 "이 우려가 단기적으로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변 연구원은 "계엄 사태 조기 안정화에 따른 증시 반등 기대감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국내 정치적 불안이 (외교 불안으로 이어져) 향후 관세 인상, 대중 반도체 제재와 연결될 수도 있다는 인식으로 단기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잔존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비상계엄 충격 당일인 지난 3일 밤 원/달러 환율이 1440원까지 치솟는 등 외환시장을 직격했지만, 자정 넘어 4일 새벽 무제한 유동성 공급안 발표로 채권시장 여파는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국제신용평가사 S&P는 비상계엄 사태를 단기 충격에 그칠 것으로 평가했지만, 중장기 영향력에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다소 부정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변 연구원은 "내년 차환 부담은 2025년 1분기가 가장 낮을 것이나, 단기 차환물량 등을 감안했을 때 2025년 3분기 이후 만기 쏠림 현상이 관측될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소버린 리스크 희박..증시 반등 제한”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탄핵 정국 불확실성이 소버린 리스크(국가 신용도 하락 등)로 전이될 가능성이 현시점에선 희박하다"라며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고, 중기적 관점에서 기업 이익과 수출 둔화 다운 사이클에 들어갔다는 점이 증시 반등을 주저하게 만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지영 연구원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을 돌아보면서, 금융시장 충격이 단기에 그쳐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영향이 더 크게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도 "6개 야당이 탄핵안을 공동발의했지만 탄핵안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며 "국가 리더십의 공백 기간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어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영원 연구원은 "8년 전과 비교했을 때 정상으로 회귀 과정이 얼마나 순탄할 것인지 여부에 따라 시장의 변동성은 확대될 수도, 축소될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예측했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과정을 돌아보면, 정치적 혼란기를 거친 후에 정작 탄핵 정국에는 금융시장이 안정적으로 관리됐다는 설명이다.
탄핵이 발의되고, 헌법재판소 결정에 이르기까지 원/달러 환율은 0.7% 하락해 원화 가치가 회복됐고, 국고채 3년 금리는 3.2bp(0.032%포인트) 올라 상승 폭이 축소됐다. 또 외국인은 한국 주식을 4조45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연말 환율 1400원대 유지 전망..K-디스카운트 심화 우려"
이민혁 KB국민은행 외환 연구원은 "연말까지 달러/원 변동성이 확대되고, 1400원대 레벨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번 계열 사태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자산 신뢰도 하락이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이민혁 연구원은 "외환 당국의 적극적인 시장안정화 조치로 달러/원 추가 급등은 제한될 전망이나, 정치 혼란이 장기화될 경우 원화 약세 기조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예측했다.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원화 자산 디스카운트(저평가)가 더욱 심화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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