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tal Transformation or Die’.
ESG와 함께 최근 기업들의 화두다.
기업에 있어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최첨단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비즈니스에 적용하여 생산성과 효율성 그리고 고객만족도 향상은 물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여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일대 전환을 의미한다.
디지털 네이티브들에 의한 스타트업들 때문에 기존 기업들은 그야말로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 아니 우리는 이미 화려한 명성을 날리던 세계적인 기업들의 몰락을 목격했다. 세계적인 기업들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들도 생존을 위한 ‘디지털 몸부림’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고 있다.
IDC는 전 세계 비즈니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투자액이 2022년에는 1조 97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의 생사가 달린 문제인 만큼 투자액도 엄청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현실은 안타깝다. 세계최고의 컨설팅 펌인 맥킨지는 기업들의 디지털 혁신 이니셔티브의 70%가 실패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9000억 달러가 넘는 투자액이 헛돈이 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맥킨지 등 전문가들이 꼽는 실패 이유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비지니스 혁신의 성공은 프로그램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 전적으로 달려 있다. 같은 팀에 속한 소수의 사람들만이 아니라 회사 전체가 단결하여 성공을 이끌어야 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조직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이니셔티브와 관련하여 의사 소통, 조정 및 협업을 위해 노력하는 기능 영역 및 사업부가 사일로화 되어 있다.”
한마디로 하자면 실패의 핵심요인은 역시 ‘사람’이다. 기업에 있어서 ‘사람’은 내부와 외부의 고객이다. 아무리 훌륭한 디지털 테크놀로지라도 기업의 고객들이 활용할 수 없거나 활용하지 않는다면 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성공은 불가능하다.
스마트시티 역시 다를 바 없다. 도시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바로 스마트시티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보다 도시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실패가능성이 더 높다는 점이다.
도시와 관련된 사람들보다는 ‘디지털’, ‘스마트’라는 측면에서 인식 및 활용 능력의 수준이 그나마 높다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추진하는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성공률이 30%이 불과하니 말이다.
도시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스마트시티를 건설하는 데 거론되고 있는 테크놀로지들을 살펴보면 그 이유를 어렴풋이 알 수 있다. 유럽연합의 Erasmus Program의 출자를 받아 진행되고 있는 SMART by Technologies Design Project I 보고서는 ▲Smart Transport(Autonomous vehicles 등 15가지) ▲Smart Water & Waste Management(Leak detection and control 등 6가지) ▲Smart Construction (Building automation systems 등 3가지) ▲Smart Energy(Supply automation systems 등 3가지) ▲Smart Security(Body cameras 등 11가지) ▲Smart Healthcare(Public health interventions based on maternal and child health data 등 9가지) ▲Smart City Management(Obtaining licenses and permits for business digitally 등 8가지)로 이루어진 총 55개의 테크놀로지 리스트를 설명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WHERE ARE SMART CITY TECHNOLOGIES USED? AREAS OF APPLICATION”을 살펴보라.]
이 리스트를 보면 도시의 모든 기능에 스마트 테크놀로지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다 구현 가능한 기술들이기에 공식 보고서에서 소개가 됐을 것이다.
그러나 구현은 가능하겠지만, 과연 스마트시티의 ‘고객들’은 준비가 되어 있을까? 우리는 세계적인 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실패 요인을 기억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의 현실적인 추진주체들의 역량을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다.
주민에게 어떤 혜택이 제공되고 어떻게 참여를 유도할 지에 대한 고민
얼마 전 한 인터넷 매체가 개최한 서울시 기초자치단체의 스마트시티 담당자들의 ‘스마트시티 좌담회’에서 나온 발언들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우선 각 지자체가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시티 사업들 가운데 한 가지만 들어보자. “홀몸 어르신의 고독사를 예방하고, 안전한 주거환경 구축을 위해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한 홀몸 어르신 안심서비스를 비롯해 어린이집 안심서비스, 청각약자 위한 웨어러블 넥밴드, 노후 건축물 및 위험 시설물 감지, AI 기반 실내 공기질 개선 등 주민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서울 구로구청).” 앞에서 거론된 스마트시티 관련 기술을 활용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하다.
그러나 서울시 스마트시티 담당자들의 발언은 여전히 많은 것을 시사한다. “많은 분이 기술을 이야기하지만 그에 앞서서 이 기술로 주민에게 어떤 혜택이 제공되고 어떻게 참여를 유도할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것 같다. 주민의 자발적 참여가 없다면 이 역시 U시티처럼 단발적인 이벤트로 끝날 수 있고 이런 부분에 대해 기초자치단체장과 민간 기업이 우려와 의심을 나타내고 있다.”
스마트시티의 성공은 시민의 역할과 참여에 달려있다는 것은 모두가 인지하는 사실이다. 문제는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참여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시민들이 이해하고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마트시티 서비스는 젊은이들도 잠깐 신경을 쓰지 않으면 따라가기 힘들 정도의 속도로 발전하는 디지털, 스마트 기술로 구현될 것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내, 외부고객들의 디지털 리터러시를 높이기 위해 ‘reskilling’과 ‘upskilling’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다.
한 때 ‘6차 산업’이라는 말이 농민들 사이에 화두가 된 적이 있다. 농산물의 생산, 제조와 서비스를 합쳐서 만든 일본식 신조어였지만, 그것 덕택에 환갑의 나이는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대부분의 농촌에서 농민들은 자신들이 생산, 제조한 농산물들을 판매하기 위해, 지자체 농업기술센터에서 홈페이지 제작, 블로그, 카페 등 인터넷 관련 skill을 배웠다. 심지어는 동영상 촬영, 제작하는 방법까지 e-비즈니스 강좌를 통해서 배웠으며, 최근에는 드론 작동법까지 배우는 농민들도 있다. 그것도 스-마-트-폰으로 말이다.
스마트시티의 성공을 위해서는 농민들이 그랬던 것처럼 시민들에게도 스마트시티에 관한 교육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스마트시티의 시민들이 스마트 문맹자들이라면 그곳을 스마트시티라고 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 행살편세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편한 세상
필자: 이연하. 전직 언론인. CEOCLUB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퍼실리테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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