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투데이=이은형 기자 | 녹내장은 3대 실명 질환 중 하나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고령자에게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젊은 세대에서도 녹내장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국내 녹내장 환자는 약 119만 명에 달했으며, 이 중 30대 환자는 7만 3,000여 명, 40대 환자는 15만 명을 기록했다. 녹내장은 나이가 들어야 발생하는 질환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실제로 20~30대에서도 적지 않게 발병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녹내장은 안압이 상승하면서 눈 속의 시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눈 속을 채우고 있는 액체인 방수는 영양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운반하는 역할을 하지만 방수가 제대로 배출되지 않으면 안압이 상승하게 된다. 이에 따라 안구 내 모든 구조물이 압력을 받게 되며, 특히 시신경은 그 압력에 매우 민감해 손상이 발생한다. 시신경 손상이 진행되면 시야 결손이 나타나고, 치료하지 않으면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질환이다.
근시, 고도근시가 있는 사람들은 녹내장에 더욱 취약하다. 근시가 진행되면 안구의 크기가 커지고 앞뒤 길이가 길어지면서 시신경이 팽팽하게 당겨져 상대적으로 얇아진다. 이에 따라 안압 상승 시 시신경이 쉽게 손상될 수 있다. 또한 고혈압, 당뇨 등 성인병이나 가족력이 있는 사람도 녹내장 발병 위험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녹내장의 가장 큰 문제는 초기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시야 결손이나 시력 저하는 시신경 섬유의 50% 이상이 손상된 후에야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환자가 녹내장증상을 자각할 때쯤에는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경우가 많아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녹내장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뉘며, 급성 녹내장의 경우 안압이 급격히 상승해 시신경에 즉각적인 손상을 줄 수 있다. 안압을 빠르게 낮추기 위해 안압하강제나 고삼투압제를 정맥주사로 투여해야 하며, 필요에 따라 레이저 홍채절개술이나 수술을 진행한다. 반면 만성 녹내장은 시신경 손상을 막기 위해 꾸준히 안압하강제를 점안하며 안압을 관리해야 한다.
안압이 조절되지 않거나 시신경 손상이 심하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의 목적은 안압을 안정적으로 낮추는 것이며, 이미 손상된 시신경을 복구할 수는 없다. 하지만 녹내장치료를 통해 실명으로 이어질 확률은 5% 이하로 낮출 수 있어, 무엇보다 조기 발견과 관리가 중요하다.
하늘안과 망막센터장 유형곤 교수는 “특히 40세 이후에는 정기적으로 시신경 검사를 받아야 하며, 완치는 불가능하지만 초기에 발견해 꾸준히 관리하면 시력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눈 건강을 위한 생활 습관으로 담배를 끊고 음주를 절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머리로 피가 몰리는 자세(물구나무서기)나 복압이 올라가는 운동은 녹내장에 안 좋을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며 "어두운 곳에서 고개를 숙이거나 엎드린 자세에서 스마트폰을 보는 것은 안압을 올리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어 삼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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