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대표주자로 각광받아온 현대차의 주주환원정책 발표가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 때문에 자칫 동생 기아에 몸값을 역전당하는 꼴을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13일 '현대차, 주주환원정책 지연 가능성: 업종 1위를 놓고 형제간 격돌'라는 제목의 메모를 내놨다.
임은영 연구원은 "현대차의 CEO 인베스터 데이(Investor Day)가 6월에서 8월로 지연됐다"며 이에 "주주 환원 정책 발표도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주식시장의 기대는 지난 2년간 기아가 했던 자사주 매입 규모(1조원)를 크게 초월하는 수준"이라며 "발표 시점이 지연될수록 투자자는 지쳐갈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특히 8월이 되면 기아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오히려 현대차가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하고도 기아에 치일 수도 있다고 봤다.
그는 "일본 도요타는 2024 회기 4분기 깜짝 실적과 강력한 주주 환원 정책(총 주주환원율 72.4%)을 발표했으나 2025 회기 약한 가이던스(영업이익 전년비 19.7% 감소)라는 약한 가이던스를 제시하면서 실적 발표 뒤 5.8%의 주가 조정을 기록 중"이라며 "자동차 업종에서는 주주 환원보다는 향후 실적이 더 중요한 모멘텀임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그는 "1분기에 서프라이즈 실적을 발표한 기아는 성수기인 2분기에는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할 가능성이 높다"며 "2분기 실적 발표가 되는 7월 말과 현대차 주주 환원 정책 발표가 예상되는 8월에는 현대차와 기아 간에 업종 시총 1위 자리를 놓고 격돌이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13일 현재 현대차는 51조3070억원, 기아 45조9537억원의 시가총액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가 앞서 있는 만큼 기아가 실적 발표로 현대차의 자리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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