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방미인으로 주목받던 지식산업센터(이하 '지산')가 부동산업계의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그간 부동산PF의 한 축으로 지산 설립 자금의 주된 공급처였던 증권사는 이미 2∼3년전부터 지산이라는 말조차 꺼내기 힘들 정도로 실무 담당자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다.
하나은행 산하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일 '지식산업센터, 팔방미인에서 동상이몽으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문제점을 거론하고, 해결 방안으로 정부 등 공공기관이 나서서 민간 지산을 인수, 공공임대형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민할 때라고 밝혔다.
지산은 영세 소규모 공장의 입지난을 해소하기 위해 1988년 아파트형공장이라는 이름으로 도입됐다. 2010년 지식산업센터로 이름을 바꾸고 첨단산업 시설로 변모했다. 특히 2018년 이후 택지개발지구 자족용지 등에 지삭이 건설되며 인허가 건수가 크게 늘었고, 전국 지산의 80% 가량이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다. 지산은 제조업, 지식산업, 정보통신산업 등에 속하는 사업장이 6개 이상 입주하는 산업시설로 입주 업종에 제한이 있는 대신 세금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입주업체 대부분이 종업원 10명 미만 중소기업으로 경기가 악화될 경우 공실이 발생하거나 입주업체가 입대료를 미납할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 아울러 민간 지산은 개인 또는 소규모 법인이 매입하는 경우가 많고, 실사용 목적 외에 매각 차익 등을 겨냥한 투기성 투자가 많은 편이다. 이는 APT 등 주택과 달리 매입 및 분양가의 80% 내외까지 대출이 가능하므로 저금리 시기 아파트나 오피스텔의 대체 투자처로 개인들 위주로 인기리에 거래됐다.
저금리 시기 투자 급증의 부작용이 커지면서 최근 정부와 국회는 지산에 대한 투기방지 대책을 모색중이다.
우선 정부는 지역별 지산 설립 현황 등 정보를 공유하고, 인허가시 수급 상황을 반영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중이다. 또한 과도한 투기수요 방지를 위해 분양권 전매와 전대 제한, 처분 임대시 신고 의무 등이 포함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제연구소 손정락 연구위원은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거나 대출이자와 관리비 등 운영비를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당분간 지산 가격 조정이 지속될 것"이라며 "상품 성격이 명확한 지산 위주로 수요가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향후 서울 주요지역에서는 오피스형 지산 산업단지 내에서는 공장형 지산으로 시장이 이분화되고, 신도시 또는 택지개발지구에 개발하는 지산은 성격이 다소 모호해 대규모 공급시 수급 불균형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등 우발채무 규모는 총 39조1315억원 규모로 2022년말 39조6382억원 대비 1.3%(5067억원) 줄었다. 대다수 증권사들이 PF 관련 채무보증 규모를 줄인 반면 NH투자증권의 지급 보증규모는 거꾸로 72.3%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의 작년말 PF 등 채무보증총액은 3조3871억원으로 2022년말 1조9663억원 대비 1조4208억원이 증가했다.
PF 등 총 보증채무액 즉 가장 많은 우발채무를 보유하고 있는 증권사 1위는 메리츠증권(4조9456억원)이 차지했다. 메리츠증권의 채무 보증 총액은 1년새 3833억원 늘었다. 2022년말 기준 1위였던 한국투자증권(4조9153억원)은 2022년말 5조2641억원 대비 3488억원을 줄이면서 한계단 내려섰다.
이어 KB증권(4조8919억원), NH투자증권(3조3871억원), 신한투자증권(2조9529억원) 순으로 우발채무 규모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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