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8]“기후 변화 정책 테이블에 미생물 포함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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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미경으로 들여다 본 토양 미생물. 사진=픽사베이
 * 현미경으로 들여다 본 토양 미생물. 사진=픽사베이

기후 과학자들은 여윈 북극곰. 표백된 산호초. 줄어들고 있는 빙원 등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설명하기 위해 감정에 호소할 수 있는 이미지를 자주 사용한다. 그런데 눈에 보이지 않는 생물은 이야기가 다르다. 생태계를 교란해 지구 온난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존재이면서도 무시당해 왔다. 그런 미생물이 이번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테이블에 올랐다고 공식 홈페이지가 밝혔다.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는 작은 유기체, 즉 미생물은 기후 과학계에서 지금까지는 그리 큰 관심사는 아니었다. 그래서 미생물학자들은 미생물의 기후 영향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유발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뉴욕대학교 아부다비에서 해양 미생물군집을 연구하는 셰이디 아민 박사는 “미생물은 눈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아민은 작지만 강력한 유기체가 기후 변화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추적하는 미생물학자다. 그는 두바이에서 개막한 COP28에 참가했다. 

홈페이지 게시글에 따르면 미생물은 전 세계 먹이사슬의 기초다. 기후 변화에 대한 미생물의 반응은 생물 다양성, 어업 및 농업 등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그들은 또한 엄청난 규모로 메탄, 이산화탄소, 아산화질소를 생산하거나 흡수한다. 전 세계 탄소 배출을 통제하는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적이 될 수도 있는 존재다.

이러한 중요한 역할에도 불구하고 미생물은 기후 모델에 나타나지 않는다. 미생물학자가 기후 과학이나 정책 수립에 참여할 틈은 거의 없다. 활발한 정책 조언과 연구를 수행하는 물리학자, 화학자, 대기과학자들과는 다르다. 

캐나다 에드먼턴에 있는 앨버타 대학교의 환경 미생물학자인 리사 스타인은 이에 대해 역사적인 요인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기후 변화를 연구하고 모델링한 사람들은 대부분 미생물과는 관계없는 과학자들이다.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 보고서가 작성될 때 미생물학자들은 참석하지도 지원하지도 않았다.

이제 상황이 변하고 있다. 미국미생물학회(ASM), 국제미생물생태학회(ISME) 등 학계는 정책 제안에 적극적이며 대규모 학회도 개최하거나 대표단을 파견하고 있다. COP29에는 이들 미생물학자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이다, COP28은 그 토대를 마련하는 장소다. 해양 미생물 과학자 라퀴엘 픽소토는 국제산호초학회(ICRS)와 ISME를 대표해 COP28에 참석했다. 

픽소토는 기후 변화에서 오염에 이르기까지 지구 생태계와 유기체의 미생물군집 변화 및 역할을 연구하는 학자다. 일례로 그녀는 온도 상승으로 인한 산호초 백화를 줄이기 위해 산호초에 첨가할 수 있는 미생물 혼합물 프로바이오틱스를 연구한다. 자연 파괴의 시간을 벌기 위한 약을 개발하는 셈이다. 

COP28은 지구 온난화의 약 3분의 1 정도 영향을 미치는 단기적이고 강력한 온실가스 메탄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미생물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미생물은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메탄 배출에는 관여하지 않지만 주로 인간 활동의 일부로 나온다. 소의 내장에 사는 미생물은 동물이 음식을 소화하도록 도울 때 메탄을 생성한다. 논, 퇴비, 매립지에 서식하는 미생물도 메탄을 생성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메탄 제거 솔루션을 찾기 위한 자금 지원도 논의될 예정이다. 

미생물은 메탄 배출을 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미생물학자들은 메탄을 먹는 미생물을 개발해 거름에 추가할 수 있고, 소의 장내 미생물군집을 조작해 가스를 덜 생산할 수도 있다. 토양 미생물이 기후 변화로 인해 손상된다면 인류는 농경지의 비옥함을 유지하기 위해 값비싼 비용을 들여야 하는데, 이를 미연에 방지하면 그만큼 자본을 절약하게 된다. 

COP28에서는 특히 해양의 탄소 순환과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는 데 해양 미생물이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인식시키고 공감대를 확산하는 패널 토론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기후 변화로 인해 바다의 최상층이 얕아지고, 광합성 유기체인 식물성 플랑크톤의 서식지 감소가 논의된다. 플랑크톤은 매년 약 100억 톤의 탄소를 흡수한다. 플랑크톤을 먹는 유기체는 결국 죽어서 바다 밑바닥으로 가라앉으며 탄소도 상당 부분 함께 가져간다. 식물성 플랑크톤 개체수가 감소하면 탄소 순환과 해양 먹이 사슬이 손상된다. 육지에서의 기후 파괴에 못지않은 심각한 사태다. 

미생물학자들은 인류가 눈에 보이지 않는 강력한 유기체를 다루어야 하며, 기후를 연구하는 다른 과학자들도 여기에 협력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생물과 기후 변화는 직결되어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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