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북단 정착지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는 북극의 다른 지역보다 2배 이상, 지구의 나머지 지역보다 57배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는 곳이다. 기후 변화의 최전선에 노출된 섬이다. 이 때문에 스발바르는 기후 연구자들에게 지구 온난화와 관련, 나머지 북극 지역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지표로 미리 보여준다.
스발바르는 영구동토층으로 육지의 약 60%가 빙하로 덮여 있지만, 북대서양 난류의 영향으로 기후가 온화한 편이며, 겨울에도 바다가 거의 얼지 않는다. 주요 산업은 석탄 채굴이다. 그런 스발바르 빙하가 녹아내리고 있다. 이로 인해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해 불길한 징조를 보인다는 연구 보고서가 발표됐다고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비영리 기관 인사이드클라이미트뉴스가 전했다.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녹은 빙하로 육지가 노출되면서 발견된 지하수 샘물에서 다량의 메탄이 배출되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해 많은 빙하가 녹으면서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을 생성하고, 이로 인해 더 많은 온난화를 일으키는 악순환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연구를 주도한 케임브리지 대학의 가브리엘 클레버 연구원은 "우리가 발견한 것은 노출된 지하수 샘이 스발바르와 북극 전역에서 알려지지 않은 메탄 공급원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천 년 전 빙하가 있었던 지역의 해저에서 메탄이 스며 나온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아무도 빙하가 녹아 노출된 땅에서 메탄이 누출되는 현상을 직접 연구한 적은 없었다. 이번 연구는 메탄 누출에 대한 새로운 성과로 주목된다.
20세기에 빙하가 녹기 시작했을 때, 영구 동토층으로 알려진 빙하의 끝과 얼어붙은 땅이 시작되는 지점에 틈이 형성됐다. 과거 빙하 얼음 아래에 갇혔던 지하수가 이 틈에서 거품을 일으키기 시작하며 샘물을 만들었다.
연구원들은 위성을 통해 최근 북극 빙하에 의해 발견된 지역에서 이러한 지하수 샘을 식별했다. 그리고 연구원들은 세 차례의 겨울 동안 스노모빌을 타고 이 얼어붙은 샘으로 가서 물 샘플을 채취했다. 연구원들은 두 번의 겨울 동안 78개의 빙하에서 123개의 샘물을 채취했다.
샘플 분석에서 연구팀은 샘물의 메탄 농도가 일반 물의 정상 농도보다 최대 60만배 더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대부분의 메탄은 대기로 흘러 들어갔다. 이는 20년 동안 대기에 머물면서 이산화탄소보다 약 80배 더 강한 온난화 영향을 미치게 된다.
스톡홀름 대학의 지구화학 교수 웨이리 홍은 연구팀의 샘물 데이터와 분석이 매우 설득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같은 유형의 메탄 발생 과정이 일어나고 있다는 의심은 있었지만, 지금까지 실험적 증거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실험의 증거는 스발바르의 샘에서 나오는 메탄의 대부분이 스발바르와 북극의 다른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셰일이나 석탄과 같은 암석에서 나온다는 것을 암시한다. 열이 죽은 식물과 동물 등 유기물을 분해하면서 암석층이 형성될 때 메탄은 퇴적물에 갇힌다. 빙하는 메탄을 가두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빙하가 녹으면서 균열이 생겨 메탄이 바위를 통해 위로 이동하게 되고 그 메탄은 지하수를 통해 방출된다.
박테리아가 대사 과정을 통해 일부 메탄을 생성할 수 있다는 증거도 나왔다. 홍 교수는 빙하 감소가 박테리아에 의해 생성된 메탄 배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스발바르 제도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이러한 유형의 샘에서 발생하는 메탄은 북극 전역의 다른 지역에서도 배출될 가능성이 높다. 스발바르는 북극의 다른 지역보다 훨씬 더 빨리 온난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유형의 메탄 배출이 앞으로 더 널리 퍼질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는 북극에서 내륙 빙하의 작은 비율을 대상으로 한다. 해상 빙하가 지구 온난화로 인해 녹으면서 육지는 더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육지에서 끝나는 1704개의 북극 빙하 중 7%는 지난 20년 동안 녹아 완전히 육지로 물러났다. 연구된 내륙 빙하 중 9개는 지난 세기에 바다까지 연결돼 있었다. 그들은 이제 지하수 샘을 통해 메탄을 방출할 것이다. 스발바르에서 배출되는 메탄은 노르웨이 석유 및 가스 배출로 인한 메탄 배출의 약 8%에 해당한다.
지하수 샘은 아직은 위험한 양의 메탄을 방출하지 않지만, 과학자들은 북극 빙하와 영구 동토층 아래에는 현재 대기에 있는 것보다 약 2배 많은 유기 탄소가 저장되어 있으며, 빙하의 후퇴가 지구 온난화를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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