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원인을 측정하는 기준 물질이 개발되면서 대기오염원 뿌리뽑기도 가능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연구용 원자로를 활용한 가장 정밀한 분석법이라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주한규, 이하 '원자력연')은 미세먼지 인증표준물질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박현민, 이하 '표준연')과 공동 운영하는 연구로 이용 표준물질 공동연구센터(이하 '공동연구센터')에서 개발한 이 기준 물질은 도시의 다양한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인증표준물질은 측정 내용과 분석 방법의 정확도를 확인하는 기준 물질이다. 측정표준국제상호인정협약(CIPM MRA)에 근거해 신뢰성을 검증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표준인 셈이다.
미세먼지는 수많은 유해 화학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정밀한 분석을 거쳐 발생원을 추적하는 일이 중요하다. 각 유해 성분의 농도와 함량 등을 정확히 측정하는 일정한 품질의 표준물질을 요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구기 종목에서 공인구가 경기 결과의 신뢰성을 높이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표준물질은 측정과 분석의 신뢰성을 높이는 기준점인 셈이다.
표준연은 최근까지 해외에서 개발한 인증표준물질을 사용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 환경에 맞는 도시 미세먼지 인증표준물질을 개발하면서 새로운 길을 열었다.
기존에 쓰인 동위원소 희석 질량 분석법은 미세먼지 내 7가지 화학성분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지만 크롬과 코발트는 측정하지 못하는 한계를 지녔다.
공동연구센터는 원자력연의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를 이용해 크롬, 코발트 성분도 정확히 측정하는 인증표준물질 개발에 성공했다. 측정에는 중성자 방사화 분석법이 쓰인다.
중성자 방사화 분석은 물질에 중성자를 쬐어 물질이 방출하는 방사선의 종류와 세기를 측정한다. 성분 원소를 정확히 측정하는 분석법으로써 시료의 분해나 용핵화를 위한 전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공동연구센터는 하나로에 측정표준체계를 구축해 측정 기술 분야에서 신뢰도를 쌓아가고 있다. 중성자 방사화 분석을 표준물질 인증에 활용하는 성과를 거두면서 국가 인증표준물질 개발, 생산, 보급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아울러 도시 미세먼지 인증표준물질은 미세먼지 측정소에서 유해 성분을 평가하는데 쓰일 수 있다. 미세먼지 발생원을 추적하는 지표로도 활용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국가 미세먼지 관리 대책의 기초 자료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영욱 원자력연 하나로양자과학연구소장은 “출연연구기관이 협력해 국가의 측정 신뢰 체계를 구축한 모범적 성과”라며 “앞으로도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를 이용한 표준물질 개발에 힘 쏟으면서 국가 산업 경쟁력 강화와 사회 현안 해결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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