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최상의 청정지역 히말라야 꽃축제에 주인공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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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말라야 중턱 묵테슈와르 마을의 ‘풀 데이’ 축제 행사. 사진=거미트 사팔
 *히말라야 중턱 묵테슈와르 마을의 ‘풀 데이’ 축제 행사. 사진=거미트 사팔 

지구촌 곳곳에는 해마다 꽃을 주인공으로 한 다양한 꽃 축제가 무수히 많다. 특정한 꽃이 피는 계절을 기념하며 열리는 축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축제 일정은 큰 변동이 없었다. 기후가 일정한 탓에 꽃이 피는 시기가 매년 거의 일정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들어 이변이 생겼다. 꽃 피는 시기를 정확히 예측하기가 어려워진 탓이다. 한반도에도 유사한 사태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꽃맞이 축제는 ‘벚꽃 축제’다. 흐드러지게 피는 벚꽃 길을 따라 걸으며 인생 추억이 이어진다. 지난해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올해 전국 지자체가 계획했던 벚꽃 축제가 예외 없이 망가졌다. 진해부터 시작해 서울의 여의도나 불광천 등의 벚꽃 축제는 행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만개하고 지기 시작한 벚꽃으로 인해 속된 말로 ‘망했다’. 불광천 축제의 경우 질 무렵의 벚꽃마저 쏟아진 비로 인해 모두 떨어져, 앙상한 가지만 두고 축제를 치러야 했고, 축제 참가 인원수는 예년에 비해 턱없이 적었다.  
 
이런 사태가 외국 곳곳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바로 기후 변화와 지구 온난화 때문이다. 말이 온난화지, 사실은 펄펄 끓는다. 시베리아는 수십 년 만에 6월 기온이 섭씨 40도에 육박했다. 문제는 수십 년 전에는 일시적인 현상이었지만, 이제는 항구적인 현상이라는 데 있다. 시베리아의 여름은 이제 온대 지방의 여름과 다르지 않다. 

세계 최고의 청정지역은 히말라야다. 그런 히말라야에도 비슷한 현상이 시작돼 큰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구 환경을 다루는 비영리 미디어 어스아일랜드저널이 전했다. 국가를 위협하고 직접적으로는 스마트시티를 비롯한 모든 도시민들의 삶을 위협하는 지구 온난화가 인류 생존의 최대 위기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저널에 기고한 리슈 니갬은 인도의 기후 변화 전문 작가다. 

인도 히말라야 해발 2200m에 위치한 묵테슈와르 마을은 진달래속(rhododendron), 즉 진달래나 철쭉 등 진달래 종류의 꽃이 피며 봄을 알린다. 그들의 피우는 붉은 꽃이 건조했던 겨울의 대지 위로 펼쳐지고, 수십 종의 작은 꽃이 동시에 피어나는 3월, 이 마을에서는 풀 데이(Phul Dei) 축제가 시작된다. 

아이들, 특히 소녀들은 아침 일찍 소그룹을 이루어 숲에서 꽃을 따서 이웃집 문 앞에 뿌린다. 꽃은 지식과 번영의 여신인 사라스와티(Saraswati)에게 바치는 제물이다. 마을 사람들은 풍성한 수확과 가족의 안녕을  꽃을 매개로 하여 신에게 구한다. 마을 사람들은 꽃이 여신의 마음을 즐겁게 함으로써 축복을 받고, 이로써 행운을 얻고 소망을 이룬다고 믿는다. 그들은 온화한 여름을 위한 기도와 함께, 동네의 샘에도 몇 송이의 꽃을 헌화한다. 

그렇게 해서 풀 데이는 만들어지고 축제는 4월까지 이어진다. 그런데 꽃의 계절이 한창이어야 할 4월에 묵테슈와르에서는 축제가 사라졌다. 소녀들도, 꽃도 없었다. 주변을 샅샅이 돌아보아야 한 줌의 꽃을 구할 수 있을 정도였다. 

풀 데이가 시작되는 3월에 피기 시작했던 꽃이 올해는 2월에 피었다. 지난해부터 일부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올 4월 중순 경 축제가 끝날 무렵에는 꽃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마을 주민은 물론 숲 생태계에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연구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진달래가 히말라야 산맥의 연평균 기온 상승으로 인해 ‘조기 개화 패턴’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예측되는 미래의 온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생태 과학자들은 진달래가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서식지를 더 높은 고도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낮은 고도에서 이 꽃에 의존하는 새와 곤충은 필수 식량원을 잃게 된다. 그들 역시 강제로 이주하거나 멸종될 것이다. 히말라야 생태계 전체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제 마을 주민들은 뜨거운 여름을 피해 피신해야 하고, 관광객들은 고지대 쪽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 것이다. 자연 생태계뿐 아니라 주민들의 생활 패턴도 달라진다. 사람들이 지켜온 공동체 문화와 전통, 나아가 삶이 흔들리고 있다. 기후 변화가 몰고 온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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