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 반도체 열풍의 장본인 엔비디아(NVIDIA) 주가가 폭등하던 지난달 25일 해외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주식의 맛을 이미 알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시간과 거리의 벽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25일 하루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 거래대금이 약 810억원(약 6230만달러)를 기록, 지난해 2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았다고 12일 밝혔다.
이날은 엔비디아가 2분기 깜짝 실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24일(미국 현지시간) 시간외 거래에서 20% 넘게 폭등세를 탔던 날이다. 마이크론과 AMD 등 미국 내 반도체 관련주가 시간외 거래에서 강세를 보였고, 우리나라 시장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밀어올리는 기폭제가 됐다.
엔비디아 거래대금은 이날 삼성증권의 해외 주식 주간 거래 서비스에서 전체의 약 49.9%를 차지했고,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AMD, 반도체 관련 레버리지 ETF인 'SOXL' 등도 주요 거래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엔비디아에 직접 투자했던 이들의 수익률도 양호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주간 거래 이용자의 엔비디아 평균 매수가는 365.89달러로 그 날 저녁 정규장의 종가(379.80달러) 기준으로 하루만에 4%에 가까운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증권은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직후 발빠르게 대응한 국내 서학개미들이 미국 현지 투자자보다 높은 수익을 거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25일 이후 주간거래 거래대금 동향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26일 약 316억원, 30일 717억원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는데 30일 거래대금은 25일에 이어 서비스 출시 이후 두 번째로 많았다.
30일은 최근 미국 증시를 억눌렀던 부채한도 협상 관련한 리스크가 일부 해소된 날이었다. 엔비디아에 이어 재차 수익 기회가 왔다고 본 이들이 주간거래에 나섰을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해외 주식투자 경험이 늘어난 가운데 상승 혹은 하락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 이에 발빠르게 대처하는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삼성증권의 주간거래 서비스에서 역대 세 번째로 미국 주식 주간거래가 많이 이뤄진 날은 지난해 2월24일이었다. 이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전세계적인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진 날이었다. 손실 회피이든 인버스 상품 투자를 통한 통한 이익 추구이든 대응이 필요했다.
지난 3월17일과 3월13일도 거래가 많았던 날로 기록됐다. 역시 각각 미국 대형 은행의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지원, 실리콘밸리은행(SVB) 예금 전액 보호 발표 등의 대형 이벤트가 있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2월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누적 거래금액이 6조원을 넘어섰다"며 "기준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미국 주식 시장을 떠나있던 '서학개미'가 지난달 이후 다시금 미국 주식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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