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MIT와 하버드 대학의 대표 경제학자 올리비에 블랑샤르 교수와 래리 서머스 교수간 향후 금리 논쟁이 뜨겁다. 양측의 금리 논쟁의 차이점은 코로나19를 겪은 국민들의 저축성향에 대한 엇갈린 전망에서 비롯된다.
10일 하나은행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블랑사르는 향후 과잉저축을 예상하는 반면, 서머스는 저축부족을 우려하고 있다. 저축부족은 곧 투자수요로 이어져 금리를 끌어올릴 요인이 된다는 것이 골자이다.
블랑샤르는 실질금리의 장기추세에 대한 견해로 "코로나 이전 35년간 실질금리는 매우 유의하게 하락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서머스는 "2차 세계 대전 당시를 예로 들며, 사람들은 전쟁이 끝나면 이전과 같은 침체와 공황이 다시 찾아올 것이라 믿었으나 실제로는 근본적인 변화가 발생해 이전과 크게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블랑샤르는 과잉 저축이 재연될 것이라고 보는 반면, 서머스는 저축이 부족해지면서 투자수요가 늘어나고, 이같은 불균형을 해소하려면 실질금리가 상당폭 오를 수 밖에 없다고 맞받았다.
특히, 저축과 관련해 인구구조 변화를 보는 시각에서도 양측 차이는 뚜렷히 대립하고 있다.
블량샤르는 기대수명이 늘고 은퇴 후 기간이 길어지면서 생애주기상 노후대비 저축 필요성이 커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 신흥국에서도 노후대비를 자녀부양보다는 저축에 의존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머스는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저축하는 사람들에 비해 저축자금을 찾아 쓰는 사람들이 느러날 것이므로 총저축이 늘어날지는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서머스는 이같은 전망에 따라 비교적 구체적인 중장기 금리 예상치를 제시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기대가 2.5% 수준에서 인정될 것이고, 실질금리는 1.5∼2% 수준이 될 것이므로 리스크와 만기 등을 고려하면 단기금리는 4%대, 장기금리는 4%∼5%대가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블량샤르는 인플레이션 예상에 대해서는 견해를 받아들이나 실질금리에 대해서는 서머스 보다 더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실질금리의 구체적 수준이 어떻든 간에 경제성장률보다는 더 낮을 것이란 예측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의 경우 중년에 접어든 X세대 비중이 베이비부머보다 더 크므로 아직은 저축 증가 쪽에 무게중심이 있을 수 있지만, 앞으로 초고령층 비중이 점차 커짐에 따라 저축 감소 힘도 강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투자는 그린 에너지 비투자수요 등이 증가할 수 있으나 아직은 불확실성이 크다"며 "국내 요인만 보자ㅁ면 단기적으로는 실질금리를 낮출 요인들이 강해 보이나 중장기적으로는 그 반대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중소개방경제인 한국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금리가 글로벌 자본시장 흐름을 반영할 수 밖에 없으므로 미국의 실질금리 추이에도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하 교수는 "한국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실질금리보다 경제성장률이 더 낮아지는 상황이 가장 우려된다"며 "인구구조 안정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저출산 대책을 마련하고, 그린 에너지 투자, 공급망 재편 대응 투자 등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불확실성을 줄여주고 위험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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