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 '대법 판결'→'경영권 분쟁' 비화할까

경제·금융 |입력

최근 대법원이 현대엘리베이터 대주주인 현정은 회장에게 1700억원과 지연이자 등을 배상할 것을 판단한 데 따른 후폭풍이 자칫 경영권 분쟁 가능성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소송의 발단이 세계 2위 승강기제조업체이자 기업사냥꾼 쉰들러에 의해 시작한 때문이다.

쉰들러는 2013년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35%까지 늘리면서 인수합병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바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와 현대엘리베이터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패소판결로 (쉰들러측의) 주주대표소송 손해배상금 회수를 위해 현정은 회장이 보유하던 현대무벡스 주식 2475만463주(약 863억원)를 대물변제 형식으로 회수키로 이사회에서 결정했다. 이로써 현대엘리베이터의 현대무벡스 보유지분율은 53.1%까지 늘었다. 

앞서 대법원은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이자 다국적 승강기업체 쉰들러(Schindler Holding AG)가 현 회장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현 회장 등이 파생금융상품 계약으로 현대엘리베이터에 손실을 끼친 점이 인정된다며 1700억원을 회사에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현 회장은 2019년 2심 선고 후 현대엘리베이터에 1000억원을 선수금으로 지급했고, 법원에 200억원을 공탁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법원에 공탁된 200억원 회수 절차도 조만간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이날 결정은 채권 전액을 최단기간에 회수하기 위한 것으로 이사회 의결에 따라 합리적으로 진행한 것"이라며 "지연이자와 관련해 현 회장에게 받아야 할 금액이 좀 더 남았고 이 문제 역시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 조속히 해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남은 변제액 역시 현 회장이 가지고 있는 주식으로 대납할 가능성이 높고 이를 가정한다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출회 가능성이 있다고 일각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2대주주 쉰들러 측에 또다른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관측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 회장은 상장된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무벡스 주식과 함께 비상장사인 현대네트워크 주식을 보유해왔다. 이날 현대무벡스 지분 전량을 현대엘리베이터에 넘김으로 이제 시장성 있는 보유 주식은 현대엘리베이터뿐이다. 자녀들과 함께 보유중인 현대네트워크는 비상장사로 가격 산정이 어려워 매물로 대납할 가능성은 현실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주주 구성을 보면, 현정은 회장 7.83%(319만6209주), 현 회장 모친 김문희 여사 5.50%(224만5540주), 현대네트워크 10.61%(433만1171주) 등 현 회장측 지분은 통틀어 23.94%에 그친다.  

반면 쉰들러측 지분은 15.50%(632만4570주)로 단일 주주로는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투자회사 오비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Orbis investment Management Limited)가 6.61%(269만6428주)를 확보하고 있다. 오비스는 2021년11월 현대엘리베이터에 투자한 이후 그간 수차례 일부 주식을 샀다 팔았다를 반복해오고 있다. 

쉰들러와 조세피난처 버뮤다에 본거지를 두고 있는 오비스가 연합해 현 회장을 공격한다면 현대엘리베이터 나아가 현대그룹의 주인이 한순간에 뒤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다.

쉰들러와 오비스측 지분을 단순합산한다면 이들의 지분율은 22.11%로 현회장측과의 지분율 격차는 단 1.83%(75만1922주)에 그친다.

이날 종가 3만3100원으로 계산할 경우 249여억원만 추가 투자하면 쉰들러측이 현 회장을 누르고, 현대그룹의 지주사격인 현대엘리베이터를 단숨에 낚아챌 수 있게 된다. 

국민연금이 현 회장을 등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5.49%(224만1478주)를 들고 있는 국민연금은 이미 현 회장측에 불리한 의결권을 행사한 바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9년과 2022년 정기주총에서 현정은 회장의 이사 선임을 각각 기권, 반대했다. 국민연금은 "현 회장이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 권익 침해 이력이 있다"며 현 회장의 이사 선임에 반대했다.  

오비스인베스트먼트가 어떤 성격의 해외 펀드인지에 대해서도 덩달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비스는 올 들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신규투자했다. 작년 11월 한국금융지주를 신규 매집한 이후 12월과 지난 2월에도 추가 매집해 현재 한국금융지주 주식 416만370주(7.4%)를 들고 있다. 이외 다우데이타와 키움증권에도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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