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미국과 대결하고 자국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벌였던 대대적인 자본 투자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적인 코로나 재유행이 중국 경제, 그리고 재정에 상당한 부담을 주면서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과거 수십년간 자본 투자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해 왔던 중국 정부가 여전히 반도체 제조업체에 자금을 지원하겠지만 지난 2014년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国家集成电路产业投资基金, 빅펀드)을 설립하는 등 막대한 자원을 쏟아붓던 때와 현재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고.
지난해 중국 정부의 재정적자는 세수 부진, 토지 매각 감소, 코로나19 근절 비용 등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1~11월 중국 재정적자가 7조7050억위안으로 이미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에 따라 고위 관료들은 반도체 기업에 대해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해 왔던 데서 벗어나는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물론 최근 알려진 것처럼 1조위안에 달하는, '반도체 굴기'를 위한 산업 지원(인센티브) 패키지는 계속 추진되고 있지만 또다른 쪽에선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한 투자 주도 접근 방식에 대한 회의가 불거지고 있다는 것.
대신에 반도체 재료(부품)의 가격을 낮추는 등 자국 내 반도체 제조업체들을 도울 수 있는 대안을 찾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그간의 반도체 산업 육성에 불만을 피력했다.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은 약 450억달러의 자본을 유치했고 SMIC(중신궈지·中芯國際),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창장메모리, YMTC) 등 수십개 회사들을 지원했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은 지난 10년간 반도체 산업에 유입된 수백억달러의 자금이 미국과 더 대등한 입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만들지 못한 것에 불만을 드러냈다. 게다가 SMIC와 YMTC 등은 미국의 제재로 파행을 겪었다.
지난해 여름 중국 정부가 "비효율적인 투자를 했다"고 비난하며 관련 업계 고위 인사들에 대한 부정청탁 조사를 대대적으로 지시한 것도 이런 맥락에 있다.
시 주석은 반도체가 중국과 미국 간 경쟁의 핵심 '격전지'가 되면서 발생한 모든 일들, 이른바 초크 포인트(choke points: 전략상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주요 길목)를 해결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필요하다고 거듭 언급했다.
그는 "전국적으로 자원을 동원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개선해 핵심적인 기술적 돌파구를 만들고, 전략적 과학기술에서 중국의 힘을 북돋우려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고, 이에 따라 중국 관료들이 자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추가 인센티브 제공 여부를 논의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중국 정부가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 퇴치에 많은 돈을 쓴 까닭에 반도체 지원을 위한 상당한 금액을 모으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난해 8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자국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 중국의 위협을 견제하기 위해 반도체 산업 및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것을 골자로 한 ‘2022 칩과 과학법안’, 이른바 '반도체 산업육성법'(CHIPS+)에 서명했다. 이를 위해 총 28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미국은 또 한국과 일본, 대만을 묶어 '칩4'로 불리는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를 꾸리려 하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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