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대안’ 극찬 받던 수직농업 꺾이나…수직농업 스타트업, 기술 부족에 경영난까지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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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 농장의 모습. 사진=업워드팜
수직 농장의 모습. 사진=업워드팜

수직농업은 한 때 시장에서 농업의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라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토지를 개발하지 않아 기후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는 방식이며, 도시민들에게 오염되지 않은 농작물을 도시 인근에서 생산 공급할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으로 대접받았다. 그렇게 각광받을 때, 기술 부문 투자자들은 새로운 농업 방식을 설계하는 스타트업들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 부었다. 그러나 수직농업 스타트업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투자 분위기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피츠버그에 본사를 둔 수직농업 회사 피프스시즌(Fifth Season)은 지난 가을 직원들에게 회사가 문을 닫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베를린에 본사를 두고 한 때는 10억 달러 이상의 회사 가치 평가로 유니콘 대접을 받았던 인도어어반파밍(Indoor Urban Farming)은 지난 달 약 500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지난해 SPAC(기업인수 목적 특수법인)을 통해 상장한 온실 스타트업 앱하비스트(AppHarvest)는 2022년 고점 이후 주가가 90% 이상 하락했다. 앱하비스트는 투자자들에게 자금이 부족하다고 공시하고 최근 자사 농장 중 하나를 팔고 이를 다시 임대해 사용할 계획이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플렌티(Plenty Unlimited)는 월마트와 소프트뱅크 그룹 비전펀드 등의 투자자들로부터 10억 달러를 모금해 세계 최대의 수직농업 농장을 건설하겠다고 공언했다. 플렌티는 2014년 설립 이후 거의 10년 만인 내년에야 캘리포니아에 첫 상업적인 규모의 농장을 개장할 예정이다.

플렌티의 CEO(최고경영자) 아라마 쿠쿠타이는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복잡한 농업 기술을 운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비용이 많이 들고, 각 농장이 수익을 창출하는지 확인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플렌티의 어려움을 경험한 쿠쿠타이는 "2023년에는 더 많은 수직농업 기업이 살아남지 못하고 꺾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구원 애그펀더에 따르면, 지난해 22억 달러 이상을 모금했던 노벨(Novel) 농업회사는 수직농법과 온실형 농작물 재배 하우스로 큰 주목을 받았다. 수직 농장은 조명과 관개 시스템이 장착된 창고에 농작물을 층층이 쌓으며, 센서를 사용해 식물의 건강을 모니터링하고, 물 공급을 조절했다. 이러한 시스템은 극단적인 날씨를 야기하는 기후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는 동시에, 증가하는 도시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됐다.

물론 모든 회사가 무너지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지난 1월 4억 달러를 모금한 플렌티, 10월 1억 2500만 달러를 모금한 솔리오가닉(Soli Organic) 등 수직농업계의 일부 대기업은 대규모의 모금에 성공하기도 했다. 문제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들의 급속한 쇠퇴다.

수직농업 회사에 투자할 때의 어려움은 그들이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로봇 공학, 농업 과학, 농장 설계 등 모든 방면에서 뛰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 벽이 쉽게 깨지지 않는 것이다. 가장 강한 선수들만이 살아 남는데, 문제는 그렇게 훌륭한 스타트업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인팜(Infarm)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 인도어어반파밍은 유럽의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고초를 겪었다. 인팜은 수익성을 맞추기 위해 과감한 구조조정에 돌입했고 지금까지 정리해고된 인원은 직원의 절반에 달했다. 올해 초 현금이 위험할 정도로 고갈됐던 앱하비스트는 간신히 대출을 끌어내고 농산물 유통업체에 농장을 매각한 후 위기를 모면했다. 한때 ‘로봇과 최첨단 인공지능이 만든’ 샐러드 채소를 재배하겠다고 약속했던 피프스시즌은 회사 운영을 중단하는 상황으로 몰렸다.

농업 기술 컨설팅 회사 애그리텍처(Agritecture)의 설립자이자 CEO인 헨리 고든-스미스는 한 회사가 빛, 냉난방, 물 한 방울까지 모든 것을 통제해야 하는 수직농업을 운영하는 비용은 평방피트당 300달러 이상이 든다고 말한다. 일반적인 농업에서는 단지 몇 달러만 들어갈 뿐이다. 이것이 수직농업 스타트업들을 어렵게 만든다. 수직농업 농장이 생존 가능성을 보여주고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충분한 규모의 생산량과 고객층을 확보하지 못하면 지속적인 경영은 어렵다는 지적이다.

유명한 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 알파벳 GV를 포함한 스타급 투자자로부터 거의 5억 달러를 조달한 수직농업 회사 바우어리파밍(Bowery Farming)의 어빙 파인 CEO는 "수직농업은 항상 자본을 필요로 하고 요구하는 비즈니스"라고 말한다. 뉴욕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뉴욕 일대에서 가장 큰 수직농업 회사이며 1400개 이상의 소매업자들에게 녹색 채소를 판매한다.

고든-스미스는 최근의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수직 농장에 대한 기대를 다시 일깨울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수직농업이 기후 위기에 대한 해답이라는 생각은 더 강건해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수직 농장의 상품이 비싸고, 채소가 세계 기아를 해결하지 못하지만, 수직농업 스타트업은 사람들에게 건강한 음식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그러나 지금 당장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장점은 많지만 가성비는 최악이기 때문이다. 명분에 따라 투자하는 자본가는 없다. 결국 자연의 땅에서 생산되는 농산물과의 가격 격차가 줄어들어야 하는데, 문제는 그 시점이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재해가 극심해져 농사를 짓기 어려운 상황이 만들어지는 때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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