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의 주범은 탄소다. 공장이나 교통기관, 발전, 심지어는 농축산물 획득을 비롯한 생산에서 인간의 최종 소비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된다. 배출된 탄소는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를 초래해 사상 최악의 자연 재해라는 선물(?)을 인류에게 안겨 주었다.
뒤늦게 절박함을 깨달은 인류는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구의 온도를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1.5도 이내의 상승으로 낮추자는 파리협약이 시작이었다. 그 후 선진 각국을 중심으로 각종 기후 변화 대응책이 발표됐고 시행되고 있다. 수소경제로의 전환, 신재생에너지, 순환경제, 화석연료 폐기 등 다양한 신경제 패러다임도 등장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중 하나가 탄소 포획이다.
탄소 포획에는 여러 방식이 있다. 산업적인 접근 방법이 있고 자연적인 방법도 있다. 산업적인 접근은 플랜트, 측 인공으로 만든 시설물에서 탄소를 포집해 사용하는 것이다. 천연가스를 연소해 수소를 만들 때 발생하는 탄소를 포획하는 과정이 추가되면 청색 수소가 된다. 이런 인공적인 장치를 만들어 탄소를 포집한다. 자연적인 방법은 탄소를 저장하는 식물을 식재해 탄소를 포획하는 방법이다. 콩과 식물들은 탄소를 대량 흡수해 몸체에 저장한다. 자연녹화 프로젝트는 탄소 포획의 유력한 수단이다. 이 같은 식물을 대규모 농장 단위로 키우는 것이 탄소 포획의 한 방법으로 장려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또 하나의 새로운 방법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덴마크에서 요즘 시도하고 있는 일로, 다이버들이 바닷속에 해초를 심어 기후 변화와 싸우는 것이라고 유럽의 소식을 알리는 유럽포털 더메이어EU가 전했다. 해초를 심어 탄소를 포획하는 프로젝트라는 것이다.
덴마크에서 처음으로 실시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탄소 포획을 지상에서의 녹지 조성에 국한시키지 않고 바다로 확대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고 한다. 서던덴마크대학(SDU)은 덴마크의 탄소 배출을 상쇄시키는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해저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기관이다. 대학 연구원들은 덴마크 피오르드의 호르센스(Horsens)와 바일레(Vejle) 두 곳의 해저에 ‘거머리말(eelgrass)’이라는 이름의 해초를 대량 이식하는 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해초 이식 작업은 다수의 다이버들이 수행했다.
해초들 가운데 70종 이상이 잘 보호되지 않고 있지만 거머리말 종류의 해초는 전 세계의 해안 서식지에서 일상적으로 관찰되는 평범한 것들이다. 거머리말은 다른 어떤 식물보다 생명력이 강하며 탄소를 가장 잘 포획하고 저장하는 바닷속 정화조라고 한다. 거머리말의 탄소 격리 속도는 열대우림보다 35배 빠르다. 연구 결과는 현재까지 발견된 가장 우수한 탄소 포획 식물이다.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탄소 싱크대가 보이지 않는 바닷속에서 조용히 일하고 있었던 것이다.
과학적 연구에 따르면, 해초 1에이커(축구장 크기의 절반 이상)는 연간 335kg의 탄소를 포획할 수 있다. 이는 6212km를 주행한 자동차가 내뿜은 탄소 배출량과 같은 양이다. 해초는 또한 수중 해초지를 서식지로 사용하는 야생 해양 동물들에게 필수적이다.
바일레 시의 생물학자이자 프로젝트 매너지 크리스튼슨은 "거머리말을 비롯한 해초는 피요르드 바일레와 덴마크 내해 생명체의 기본“이라고 전제하고 "이는 해저 생태계의 가장 밑바탕을 이루며 바다의 숲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덴마크는 거머리말이 풍성하게 자라는 곳이었지만 1900년 이후 덴마크 해안과 피요르드를 따라 자라던 거머리말의 80~90%를 잃었다. 그 이유는 어류 남획, 농장 폐기물 유출, 기후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거머리말이 탄소 포획과 생물 다양성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과학자들은 수작업으로 거머리말 생태계를 복원하고자 노력을 배가하고 있다.
처음에는 거머리말 씨앗을 파종하는 방식을 사용했지만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 후 파종 대신 싹이 나온 후 식재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지만 그것마저도 어려운 일이었다. 생존하는 확률도 낮지만 다이버들을 동원해 식재하는 작업 자체가 어려움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SDU의 테스트 결과 일정 면적에 최소 5000~1만 개의 거머리말을 대단위로 식재하는 것이 가장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에 해초 밀도가 70배 증가하고 커버리지가 30%까지 확대된 소규모의 2년 프로젝트를 다시 시작했다. 다이버들은 자원봉사로 모집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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