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AV)는 최첨단 모빌리티의 상징으로 모든 자동차 업체들의 로망이었다. 구글과 같은 빅테크나 우버 등 승차공유 서비스 업체들을 비롯해 전통적인 화석연료 자동차를 생산하던 완성차 업체에 이르기까지 AV 개발 붐이 이어졌다.
미국의 캘리포니아나 미시간, 플로리다, 애리조나, 텍사스 등 미국의 여러 주에서는 시범 주행을 거쳐 상용화 단계까지 진입했다. 대한민국 역시 서울의 상암동을 비롯한 몇몇 지구, 세종자치시 등 지역의 스마트시티 등에서 AV를 테스트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AV 동향을 살펴보면 운전자 없는 완전 자율주행은 여전히 먼 미래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완전 자율주행에 가장 근접한 레벨4 기술로의 이행이 더디다. 라이다를 비롯한 요소기술의 적용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안전성’이라는 측면에서 100%에 가까이 진전됐다는 확신은 주지 못한다. 반대로 투자금은 막대하게 들어가 개발 스타트업들의 경영을 위협한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첨단 운전자지원시스템 부서의 인력을 조정한다는 소식이 들린 지 얼마 되지 않아 AV 기술 회사 아르고AI가 약 150명의 직원을 해고했다고 테크크런치, CNBC 등 복수의 언론이 보도했다. 회사의 대변인도 이메일 성명을 통해 이 조치를 확인했다. 회사 측은 "운전자가 없는 AV를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우리의 목표는 믿을 수 없을 만큼의 성장과 진전을 가져왔지만, 성공을 위한 길을 계속하기 위해 사업 계획을 신중하게 조정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사업을 조정한다는 의미에 의문 부호가 따라붙는다.
아르고AI는 포드와 폭스바겐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의욕적으로 기술을 개발해 왔다. 회사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아르고AI는 17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포드와 폭스바겐은 아르고AI의 지분을 50대 50으로 ㅗ동등하게 보유한 대주주다. 아르고AI 역시 상업용 AV 차량을 개발해 왔고 현재는 무인 운전자 수준의 레벨4 자율주행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개발을 진행하고 있었다.
테크크런치는 이번 정리해고에는 모집인뿐만 아니라 운영, 디지털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팀의 직원들도 포함되었다고 전했다.
지난 5월 아르고AI는 텍사스 오스틴과 마이애미에서 무인 자동차 운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도로교통안전청(NHTSA)의 보고서에 따르면 자율주행 기술을 사용하는 자동차가 최근 10개월 동안 367건의 충돌사고에 연루돼 6명이 사망했다. 테슬라 차량이 다수를 차지했지만 다른 자율주행 기술 개발 업체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로 인해 AV 기술은 날카로운 비판을 받고 있다. 정부의 규제기관들도 AV의 상용화 허용은 주저하는 모습이다. 안전성이 모빌리티의 생명인데 이 부분에서 확신을 갖지 못한 때문이다. 규제의 해제는 아직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앤 클레이브룩 전 NHTSA 행정관은 NHTSA 보고서 발표 후 성명을 통해 "자율주행 차량에 관한 데이터뿐만 아니라 이미 첨단 기술을 탑재한 자동차의 성능과 사고 등에 관한 데이터를 보면 혼란스럽다"고 밝혔다.
지난 6월 발표된 고속도로안전보험연구소(IIHS)의 연구에 따르면 운전자들은 자율주행 기술을 진정으로 원하는지 스스로도 확신하지 못한다고 한다. 연구소는 "소비자들은 부분적인 자율주행에는 관심이 있지만, 전면적인 자율주행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강하다"고 결론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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