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 감염병으로 메마른 토양에서 유래한 풍토병의 일종인 계곡열(Valley fever) 병은 '콕시디오이데스 진균증(coccidioidomycosis)'으로 공식적으로 알려져 있다. 이 병은 먼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콕시디오이데스 균의 미세한 포자 하나만 들이마셔도 매년 약 200명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피로, 폐렴, 식은땀, 두통으로 고생하는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 균은 바람에 날려 발생지에서 최대 120km까지 공중에서 보이지 않게 표류할 수 있다. 이것은 공식적인 통계 수치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비영리기관 인사이드클라이미트뉴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는 지난 20년 동안 계곡열 발병 건수가 800% 증가했다. 감염자 수가 가장 많은 애리조나 주에서도 감염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두 주를 합치면 계곡열 환자 중 97%를 차지한다.
기후 변화는 콕시디오이데스 균이 번성하고 퍼지는 이상적인 조건을 만들어낸다. 특히 미국의 서부가 그렇다. 점점 더 강해지는 비는 진균의 빠른 성장을 촉진한다. 반대로 장기간의 가뭄은 토양이 마르면서 균을 잔털 포자로 조각내 쉽게 흩어지게 만든다.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의 지구과학자 모건 고리스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질병의 미래를 모델링한 결과 ‘높은 온실가스 배출을 전제로 했을 때, 이 곰팡이가 전에는 발견되지 않았던 지역인 북쪽으로 빠르게 확장될 것’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녀는 “지금 대로라면 계곡열은 조만간 미 서부 전역으로 확대되고 종국에는 미국 캐나다 국경까지 닿게 된다"고 주장했다.
덥고 건조한 남서부 지역에 국한되었던 계곡열 병이 너무 춥거나 습해서 곰팡이를 숙주할 수 없는 지역에서까지 나타나고 있다. 전염병학자들은 수년 전 워싱턴 동부에서 계곡열 환자가 나타나기 시작한 후 이 균을 동시에 발견했다.
건조한 캘리포니아 샌 호아킨 계곡은 가뭄 후 심한 비가 올 때 계곡열 환자가 크게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캘리포니아 해안 지역과 같이 시원하고 습한 지역에서까지 더운 여름이 계곡열의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나머지 습한 지역들은 진균의 성장을 촉진한다. 캘리포니아는 계곡열 진균에게는 최적의 번식 환경이다.
온도가 높아지면 흙을 말리고, 지표면 열과 공기의 대류 현상으로 포자가 파편화돼 날아다니기 쉬워진다. 계곡열 발병률은 온도 상승에 매우 민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샌 호아킨 계곡은 2000년부터 2018년까지 계곡열 감염자 수가 1500%나 폭증했다. 금세기 말까지 수백만 명 이상이 계곡열 진균에 감염될 수 있다는 우려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매년 약 2만 건의 계곡열 환자가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과학자들과 의사들은 감염자 수가 공식 숫자보다 훨씬 많은 연간 약 15만~20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구균 포자를 흡입한 환자의 약 60%가 증상이 없고 검사를 받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보고되지 않는다.
병에 걸리는 40% 중, 절반 이하만이 입원한다. 치료를 위해 환자들은 질병의 심각성에 따라 몇 달, 몇 년 또는 평생 값비싼 항진균제를 복용한다. 약들은 곰팡이의 분열과 성장을 억제하지만 죽이지는 못한다. 병은 오래도록 지속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일부 환자의 경우 몸에 흡입된 포자는 몸 안에서 빠르게 분열해 폐 조직을 공격하고 때로는 혈류로 들어가 척추액과 뇌를 포함한 신체의 다른 부분을 공격한다. 뇌막염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심지어 피부나 뼈까지 퍼질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신체의 일부를 절단하는 사태까지 부른다. 캘리포니아의 감염병 의사들에 따르면, 샌 호아킨 계곡에서 폐렴 환자 4명 중 1명이 계곡열로 인해 발생한다고 한다.
계곡열로 인해 추정되는 미국의 경제적 부담은 매년 15억 달러에 달한다. 그 숫자는 금세기 말까지 185억 달러로 치솟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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