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아누 리브스가 열연한 영화 매트릭스(The Matrix)에서 메인 컴퓨터는 사람의 신체에서 발산되는 열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위해 흡수한다. 이 아이디어에 기초해 건물 난방에 사람의 온기를 사용함으로써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기후 변화에 대응하자는 논의가 활발하다.
더 컨버세이션에 따르면 인체는 평균적으로 휴식 시 약 100와트의 열을 방출한다. 운동할 때는 보통 1000와트를 쉽게 초과한다. 이는 6분 동안 1리터의 물을 끓일 수 있는 에너지다. 3kW급 표준 전력량의 가정용 주전자는 1리터의 물을 가열하는 데 2분 이상 걸린다.
사람의 에너지는 주로 음식을 섭취하고. 신체의 내부 신진대사로 양분을 흡수한 후 이를 에너지로 전환함으로써 생성한다. 그런데 생산된 에너지의 약 70~95%는 열로 방출된다. 사람이 생존을 위해 사용하는 에너지는 적다는 이야기다. 이는 인체가 음식에서 에너지를 생성하는 데 그다지 효율적이지는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가솔린 엔진보다 사람이 덜 효율적이다. 열의 대부분은 대류, 적외선 복사 및 발한을 통해 몸에서 제거되며, 피부에서의 증발을 통해 열을 식힌다.
적외선 카메라를 사용하면 신체에서 주변으로 이동하는 열을 볼 수 있다. 카메라는 열이 더 많이 손실되는 영역을 밝은 색상으로, 차가운 영역을 더 어둡게 묘사하면서 열이 소모되는 부분을 보여준다. 열 화상 카메라에서 나오는 신체의 붉은 색상을 연상하면 이해가 된다.
사람들이 실내에 모이면 열이 축적되기 시작한다. 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극장에서 각 사람이 100와트의 열 에너지를 생산한다고 가정하면, 전체적으로 50kW의 열이 방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방에서 주전자 25-30개가 지속적으로 물을 끓이는 것과 같다.
모인 사람들이 춤과 같은 신체 활동을 함께 한다면 24시간 동안 150kW에서 최대 3600kWh의 열을 생성할 수 있다. 영국의 평균 가정은 한 달에 약 1000kWh의 가스를 소비한다. 일반 가정용 가스보일러는 약 30kW의 출력이다. 500명의 댄서는 가스보일러 5대의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문제는 사람의 열로 건물을 어떻게 데울 수 있을까에 있다. 건물은 온도를 낮추고 공기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환기 또는 공조 시스템을 사용한다. 열은 외부 환경으로 방출돼 에너지를 잃는다. 군중들이 발산하는 열은 기계적 열 교환기를 통해 추출되고 유입 공기를 가열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가능한 방법은 열펌프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는 열을 내보내는 대신 열을 유입하는 역방향 에어컨 시스템이라고 생각하면 비슷하다. 그 열은 나중에 사용하기 위해 저장할 수도 있다. 이 기술은 데이터 센터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다. 컴퓨터 네트워크에서 방출되는 상당한 양의 열을 추출한다.
신체 난방 시스템의 개념은 이미 일부 지역에서 현실화됐다. 스웨덴 스톡홀름의 중앙 지하철역 위 사무실 건물의 일부는 역을 통과하는 사람들의 체온으로 가열돼 난방비를 5~10% 줄인다. 열펌프는 역에서 열을 추출해 사무실 난방에 사용되는 물에 저장된다.
미국 미네소타의 몰 오브 아메리카(Mall of America)에서는 태양광 에너지와 함께 연간 400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의 체온으로 중앙난방을 대체했다. 영국 글래스고의 아트센터에 설치 중인 바디히트 시스템은 열펌프를 사용해 사람들의 열 에너지를 포착하고 건물에 열과 온수를 공급할 지하 시추공에 저장한다.
최근 에너지 가격 인상과 함께 탄소 배출 제로 달성을 향한 전 세계적인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사람들이 붐비는 공공 공간에서 낭비되는 사람들의 체온을 활용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에너지 요금을 낮추는 방법이 있다면 이를 상용화하고 채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댓글 (0)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