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사회에서 인류는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를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어 제조업과 사람의 생활에 활용했다. 백 수십 년이 흐른 지금, 화석연료에 의한 탄소 발생의 과다와 지구 온난화는 기후를 변화시켰고 환경 파괴를 야기했다. 그 결과는 자연재해의 빈발 또는 심각화로 이어졌다.
지난 2016년 11월 발효된 파리협약에서는 지구 온난화를 완화시키기 위해 화석연료 사용을 억제하고 지구의 온도를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1.5도 상승으로 억제하자는 합의를 도출해 냈다. 그리고 지난달 초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유엔 기후협약 당사국 총회)에서는 석탄 사용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중단한다고 합의했다. 물론 세계 양대 석탄 소비국인 중국과 인도, 석탄 수출국인 미국과 호주가 합의에 서명하지 않은 반쪽짜리였지만 합의 자체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동시에 지구 최대의 산소 탱크인 삼림 파괴를 중단하고 토지를 과거로 되돌리자는 선언도 있었다.
석탄과 석유를 대체한 청정에너지에는 풍력과 태양광, 수소 등이 꼽힌다. 신재생에너지로도 불리는 청정 에너지는 탄소 발생 없이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기후 대응 대책이다. 현재 풍력과 태양광 발전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지속가능성 면에서 진정한 청정에너지원은 수소임에 틀림이 없다. 풍력과 태양광은 그때 그때의 일기와 기후에 따라 가변적이고 여전히 산업 수요를 만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대용량 에너지 저장 장치로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수소가 상용화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수소 에너지는 세 가지로 나뉜다. 회색수소, 청색수소, 녹색수소다. 회색수소는 천연가스 가공 중에 얻어지는 것으로 화석연료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진정한 청정에너지는 아니다. 청색수소는 천연가스 가공 중에 배출되는 탄소를 포집하는 단계를 거친다. 그런 점에서 청정에 좀 더 가깝다. 그러나 여전히 천연가스 가공이 필요하다. 녹색수소는 산소와 수소의 화합물인 물을 분해해 얻는 진정한 청정에너지다. 다만, 비용 때문에 범용화가 미뤄지고 있다.
녹색수소는 청정에너지 부문에서 완전한 순환 경제를 실현한다. 물로 얻어진 수소를 산소와 반응시켜 에너지를 얻으면 부산물로 물이 생성된다. 에너지로 쓰이고 다시 물로 돌아가는 것이다. 제조업과 생활 전반에서 수소경제가 달성되면 에너지 부문에서 만큼은 순환 경제가 완성된다.
현재는 과도한 비용으로 그린수소 생산이 미미하지만 향후 수 년 내에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수소차 판매가 저조했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다. 수소경제를 향한 글로벌 대기업의 행보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수소 경제가 활성화될수록 물의 가치는 올라간다. 궁극적으로는 물이 석유를 대체할 최고의 자원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중요한 것은 수질이다. 물을 수소경제에 활용하려면 기본적으로 깨끗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수자원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앞으로는 수자원을 활용하는 나라가 경제적으로 우위에 선다. 중동 국가들이 오일머니로 강자 대열에 군림했다면 앞으로는 수자원 우수 국가들이 중동의 지위를 대체할 것이다.
미국의 오대호 인근 지역을 ‘기후 피난처’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오대호를 보호하는 환경단체들은 오대호의 오염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이들 역시 “물이 새로운 석유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오대호 인근 환경의 개선을 각계에 촉구하고 있다.
학자들은 청정에너지가 이끄는 경제를 ‘블루 이코노미’라고 부른다. 미래 블루 이코노미의 중심에 수소가 있다. 한국은 3면이 바다다. 내륙에는 하천이 거미줄처럼 얽혀 큰 강을 이루며 바다로 흘러든다. 물의 나라다. 블루 이코노미에 대응한 수자원 관리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 정책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국토의 70%를 차지하는 산지가 물을 충분히 머금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불필요한 개발을 억제하며 수질을 정화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이 진정한 수자원 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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