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과 전망] 디젤 차량, 이산화질소 오염의 주범…더 적극적인 규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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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의 대기 오염은 빈곤층과 소수민족 공동체에 불균형적으로 해를 끼친다는 사실이 버지니아 대학의 연구로 다시 부각됐다. 연구는 정책 입안자들이 디젤 차량의 배출 감축을 통해 지역별 대기 오염 격차를 줄이기 위해 효과적인 규제책을 시행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기 오염이 유색인종이 주류인 사회나 빈곤층에서 더욱 심각하다는 연구는 미국의 공공기관이나 대학교에서 심심치 않게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시각에서 보면 이는 또 다른 인종 차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미국의 문화적 사회적 의식 속에 잠재해 있는 백인들의 본성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급증하고 있는 이 같은 연구는 공평한 사회를 지향하는 의식적인 노력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그런 점에서 이들의 연구 내용은 참고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기자는 본다. 이번 버지니아 대학의 연구도 마찬가지다. 빈곤층과 유색인종 사회에 대한 불평등을 해소하자는 강한 권고를 수반하고 있다.

버지니아 대학 홈페이지에 요약본으로 게재된 연구는 위성을 사용해 로스앤젤레스 및 피닉스, 뉴저지 뉴어크를 포함해 미국 주요 52개 도시에서 매일 배출되는 이산화질소를 측정했다. 그 결과 저소득 지역과 유색인종 커뮤니티는 고소득 및 대다수 백인 지역보다 평균 28% 더 많은 이산화질소로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산화질소 또는 질소 산화물은 화물트럭, 스쿨버스 및 디젤 엔진이 장착된 대형 차량에서 배출되며 조기 사망, 심혈관 및 폐 질환을 유발한다. 미국 환경보호국에 따르면 디젤이나 화석 연료를 태우면 미립자 물질 오염이 발생하는데, 이는 건강 문제와 함께 코로나19의 사망률 증가와도 관련이 있다.

지역간 격차가 왜 벌어지는가에 대해 연구 보고서는 대기를 오염시키는 프로젝트를 중단할 정치적 또는 재정적 힘이 없는 유색인종 사회의 특성이 주된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국가의 고속도로 설계와 건설도 마찬가지로 인종 차별적인 관행이 작용됐다고 한다. 디젤 차량이 미국 주요 도로의 트럭 운송 경로로 이용되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이산화질소 오염에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연구 조사 대상 도시에서 디젤 트럭은 주요 이산화질소 배출원이었다. 전체 교통량의 5% 이하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이산화질소 오염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연구팀의 샐리 엘렌은 디젤을 사용하는 대형 차량을 대상으로 한 적절한 정책이 전국적으로 지속되는 대기오염 격차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디젤 관련 오염이 60% 감소하면 ‘대기 오염 불평등’이 자동으로 40% 감소한다는 것이다. 이는 역사적으로 불평등한 처우를 받은 지역 사회가 대기 질 개선으로 더 큰 혜택을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디젤 차량을 운행하지 않는 주말에 대기 오염도를 측정한 결과 나온 수치였다.

연구는 또한 부유한 지역과 저소득층 비율이 높은 지역도 비교했다. 그 결과도 대동소이했다. 저소득 지역은 부유한 지역보다 오염 수준이 더 크게 감소했다.

에코&리뷰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는 2035년부터 디젤 파양의 판매를 금지한다. 워싱턴은 2030년부터 금지시킨다. BBC는 영국이 화석연료 차량 판매 금지를 당초 2035년에서 2030년으로 앞당긴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의 로마와 프랑스 파리는 2024년으로 정했다. 판매 금지 시점은 지속적으로 앞당겨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디젤 차량의 판매 중단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노후 디젤 차량의 수도권 진입 금지 조치가 시행 중이다. 환경부는 글로벌 추세에 맞추어 디젤 차량의 판매 금지를 2030년으로 설정하고 있다.

현대차나 기아차,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업계는 다수의 모델에 디젤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비단 SUV 뿐만 아니라 승용차, 심지어 세단에도 디젤 엔진을 장착한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다. 이들 디젤 차량에 대한 강력하고 광범위한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산화질소는 이산화탄소보다는 덜하지만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핵심 오염 물질이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경우 소득 격차는 벌어지고 있지만 미국과 같은 인종차별이나 빈곤층에 대한 지역적 불평등 이슈는 많지 않다는 점에서 버지니아 대학의 연구는 우리 현실과 동떨어진 감은 있다. 그러나 디젤 차량으로 인한 대기 오염의 수준이 수치로 표현됐다는 점에서 디젤 차량의 운행 중단은 남의 일이 아니다. 과감한 후속 조치가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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