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등 글로벌 기술기업들이나 블랙록과 같은 세계적인 규모의 금융기관,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 등이 수십억 달러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부문에 투자하고 있다. 이들은 PE(사모펀드)나 SI(전략적 투자자)의 성격이 강하다.
대기업의 ESG 투자는 그러나 전 세계에서 창업되고 있는 수십만 개의 스타트업들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지는 않는다. 기술적으로나 사업적으로 성공이 어느정도 입증된 기업들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초기 기업들까지 그들의 이목이 미치지는 못한다.
벤처캐피탈(VC)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벤처캐피탈은 주로 아이디어 또는 프로토타입 단계의 스타트업을 찾아내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비전펀드가 벤처캐피탈의 역할을 일부 수행하지만 소규모 스타트업과는 동떨어진 대형 투자규모다.
유럽의 벤처캐피탈이 도시에서의 탄소 저감을 위한 전용 펀드를 결성해 눈길을 끈다. 유럽의 ‘VC 2150’이 엄청난 속도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도시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펀드를 출범했다고 테크크런치가 보도했다. 회사 홈페이지에도 공식 보도자료가 게재됐다. 지난 2월 발표했던 당시에는 올해 중반에 2억 4000만 달러로 출범한다고 했지만 최종적으로는 크게 늘어난 3억 1200만 달러 규모로 확대됐다.
펀드는 '도시지속가능기술펀드'로 명명했다. 자금 모금 규모가 목표 대비 33%나 초과한 것은 LP(Limited Partners, 펀드 출자자)들이 기후 대응이라는 문제에 어느 때보다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반영한다. 펀드 참여 기관은 크레디트스위스, 노르웨이 국영 기후투자회사 Nysnø,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AIMS임프린트, 도요타의 우븐플래닛 그룹의 투자 계열사인 우븐 캐피탈, BMW재단 등 화려하다.
VC 2150은 콘크리트의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카본큐어 테크놀로지등 신생 기업에 이미 투자를 실행했다. 또 공급망의 전체 탄소 발생을 추적하는 노매티브에도 1000만 유로를 모금하는 펀딩 라운드를 주도하며 자금을 지원했다. 공기가 흐르는 덕트를 밀봉하는 재료를 생산해 에너지 효율을 크게 높인 에어로실, 인프라 프로젝트를 시간 내에 실행시켜 에너지를 절약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노드&링크, 배터리 구동 발전기로 크레인에 동력을 공급함으로써 건설현장에서 탄소를 제거할 수 있는 Ampd에너지 등에 투자했다.
파트너이자 VC 2150의 공동 설립자인 크리스찬 졸크는 "2150년 파리 협정에 도달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의 70%를 차지하는 도시 환경에 투자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략적 투자자와의 협력 구조를 통해 투자자가 될 뿐만 아니라 도시 변화의 매개자가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펀드는 현재 난방과 냉방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과 혹한은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에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또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분해하는 기술도 찾아 투자한다. 지속가능한 물질에 대해서도 탐구한다.
기후에 대한 VC 투자는 심지어 AI에 대한 투자 규모를 앞서고 있다. 지난해 PwC의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기술 창업에 투자한 금액은 2013년 4억 1800만 달러에서 2019년 163억 달러로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인공지능 투자 증가율의 3배였다. 물론 이는 벤처캐피털 총 투자의 6%로 여전히 비중 면에서는 낮다.
한편 유럽 매체 시프티드에 소개된 VC 2150은 코펜하겐, 런던, 베를린에 사무실을 두고 있으며 초기 자금은 덴마크의 생명공학 투자자인 노보홀딩스와 그린퓨처펀드가 지원했다. 덴마크 부동산 회사인 NREP가 초기 자금을 지원한 것도 이목을 끈다. 이들은 법적으로는 연결되지만 VC 2150언 자체 투자 프로세스를 통해 움직이는 별도 법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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