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주의 북서쪽 해안에 있는 왓컴 카운티는 8년 전만 해도 북미 화석연료 산업과 아시아 에너지 시장을 연결할 관문이 될 운명이었다.
시애틀에서 북쪽으로 100마일 떨어진 워싱턴 주 퍼데일의 BP와 필립스66 정유회사는 노스다코타 주 바켄 셰일 필드에서 원유를 공급하기 위해 석유 열차용 수취시설을 건설하고 있었다. 캐나다에서는 타르샌드 석유 유입을 위한 파이프라인 용량을 확대하려는 계획이 임박했다. 벨링엄에는 미국 최대의 석탄 수출 터미널이 건설될 예정이었다. 와이오밍 주의 파우더 리버 분지에서 카운티로 들어오는 석탄 열차는 매주 15대 씩 하역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화석연료 수출 중심지이자 석유산업의 메카로서의 왓컴 카운티의 비전은 깨질 것으로보인다. 우선 이 계획은 맹렬한 반발을 불러 일으켰고, 2016년 사업이 중단됐으며 마침내 지난주 정점을 찍었다고 인사이드클라이미트뉴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왓컴 카운티의회는 주례 회의에서 기존 정유공장의 확장은 허용하되 연안지역 공업지대에 새로운 정유공장, 운송시설, 석탄공장, 교각, 부두 등의 건설은 금지하도록 하는 토지이용정책의 전면 개편을 승인했다. 새로운 규정은 또한 온실가스 배출 증가를 포함한 기존 정유 공장 및 기타 시설의 확장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공공 검토를 요구했다.
북서부 해안에서 탄소 오염을 증가시키는 개발 계획을 저지하기 위해 10년 동안 일했던 환경보호론자들은 미국 지방 정부가 토지 이용법을 수단으로 화석연료 개발을 광범위하고 영구적으로 금지하는 조치를 부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한다.
이번 투표는 화석연료 산업과 환경단체들이 수십만 달러의 선거 자금을 쏟아 부은 왓컴 카운티에서 10년 넘는 공방 끝에 이루어졌다. 석탄업계는 막대한 자금력과 로비를 벌였으나 이번의 결의로 완전히 패배했다.
그러나 완전한 백기 투항은 아니다. 석유업계, 노조, 환경단체 대표들은 집중적인 협상 끝에 협의회가 마련한 타협안에 찬성했다. 새로운 화석연료 시설과 수출 기반 시설 건설을 금지하면서 그들의 공장을 확장 및 개조할 수 있도록 절충된 것이다. 의회는 만장일치로 이 조치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번 결정은 캐나다의 브리티시 컬럼비아에서 워싱턴 주로 뻗은 수로인 샐리시 해의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눈 덮인 높은 산과 봉우리, 낮게는 푸르름이 살아 있는 바다의 섬들은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고 수백 종의 동식물의 서식지를 제공한다. 이 지역의 첫 번째 원주민인 루미족에 의해 신성시되는 이 바다에는 멸종 위기에 처한 남방 범고래를 포함한 250여 종의 어류와 37종의 해양 포유류가 서식하고 있다. 지난해 집계에서 샐리시 해에는 74마리의 고래만이 남아 있었다.
생태계 보호와 해안 개발 사이에서는 오랫동안 충돌이 있어왔다.
캐나다 국경의 왓컴 카운티는 천연 항구와 7000에이커에 달하는 산업 구역으로 화석연료 산업 수출의 중심지로 주목받았다. 석탄 화력 전력에 대한 미국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이들은 아시아로 석탄을 수출하기 위해 벨링엄 항구를 연간 5400만 톤 선적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알래스카 원유를 처리하기 위해 설립된 이 지역의 정유공장은 철도와 파이프라인을 이용해 캐나다 타르샌드와 노스다코타 주의 바켄 셰일에서 생산되는 광대한 신규 공급원을 이용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었다.
그러나 거대한 석탄 수출터미널 프로젝트가 전환점이 됐다. 벨링엄 주민들은 대규모로 석탄 반대 운동을 벌였다. 결국 석탄 프로젝트는 무산됐다. 2016년 미 공병단은 지역 어업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연방의 허가를 거부했다.
환경보호 의식으로 무장된 왓컴 카운티 시민들이 지역 공직에 도전하기 위해 나섰다. 카운티 내 경제발전에서 환경보호가 중요하다는 후보들의 발언은 분명한 신호를 보냈다. 워싱턴을 보존하고자 하는 유권자들은 기후 보전 관련 기금에서 27만 5000달러를 지원받아 왓컴 카운티 후보들에게 30만 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그리고 그들은 승리했다. 환경 친화론자들이 과반수 의회를 장악했다.
그러나 환경과 산업을 모두 고려한 영구 토지 이용 계획을 마련하는 데는 수년이 걸렸다. 환경보전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아 선출된 기술 기업가이자 엔젤 투자자인 브라운은 의회에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법적 권한을 넘어서지 않고 산업을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구했다.
아직도 타협안에 대해 반대하는 강경 환경론자들이 있다. 증설까지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치가 기후 회복을 위한 큰 전기가 마련됐다는데는 이견이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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