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관리와 안전을 지원하는 중국 정저우의 스마트시티 시스템이 최근 발생한 홍수로 도시 기반 시설이 파괴되고 수십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데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는 의혹으로 철저한 조사를 받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1000만 명이 거주하는 중국 중부 정저우의 2개 스마트시티 사업은 지난주 기록적인 폭우가 허난성을 강타해 현지 지하철에서 14명, 징광로 터널에서 6명 등 최소 66명의 사망자를 낸 뒤 거센 비난의 대상이 됐다.
비난받는 대표적인 기술은 지난해 12월 정저우 중국항공우주과학기술공사 산하 항공우주 선저우 스마트시스템 테크놀로지가 시내에 설치한 실시간 홍수 방지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시 당국이 센서와 '지능 분석'을 통해 수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닥쳐오는 위험을 관련 부서에 알릴 수 있도록 고안됐다. 기상학, 수문학 및 기타 관련 분야에 대한 빅데이터를 포함한 여러 지역 사무소의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할 수 있다.
또 다른 기술은 터널 안전을 감시하기 위해 시가 2020년 시책의 일환으로 설치한 징광로 터널 감시 시스템이다.
지난 6월 공식 발표는 터널의 카메라와 센서가 인프라를 스마트하게 만들었고 심지어 사고나 임박한 위험에 대해 스마트폰 앱을 통해 경보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홍수 때 운전자들은 다가오는 재앙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두 시스템이 경고를 발령하지 않았는지, 아니면 관련 정저우 정부기관이 시스템 경보를 받고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정저우 시 당국은 "긴급 홍수 배수 및 구조 작업이 완료되면 스마트시티 시스템이 시민을 보호하지 못한 이유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스마트시티 시스템에 대한 질문이 중국 SNS에 등장했다. 상하이 사모펀드의 한 파트너는 웨이보에 정저우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는 "돈 낭비이며 완전히 쓸모없는 짓이었다"라고 평했다. 그의 비판은 많은 웨이보 사용자들로부터 지지와 호응을 받았다.
다른 분석가들은 이번 재난에서 지방 정부 관료들의 역할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서로 다른 기관 간의 효율성이나 조정이 부족하면 시스템 신호를 적시에 공개 경고로 바꾸지 못했을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정저우 시 기상국은 폭우에 대해 최고 수준인 5개의 '적색 경보'를 보냈지만, 정저우 시 당국은 학교나 교통 정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IT 컨설팅 회사 IDC의 연구 책임자인 패트릭 잔은 재해 방지 경보는 다른 부서 간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신자들이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일지 여부는 발신자의 통제에서 벗어난다"는 것이다.
잔은 “중국의 많은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들은 자연재해 대처 준비와는 거리가 멀고, 중국 도시들은 아직 카메라,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 처리 플랫폼 등 스마트시티의 '기초 구축'을 위한 예비 단계에 있다”고 덧붙였다.
스마트시티는 최근 몇 년 사이 지방정부들이 도시 경영을 디지털화하고 주민의 생활수준을 개선하고자 하면서 유행어가 되고 있다. 스마트시티는 감시에서부터 도시 인프라, 도시 서비스, 교통 및 에너지 관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포괄하는 용어로 사용됐다.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화웨이 등 중국 기술 대기업들이 클라우드부터 데이터센터, 컴퓨팅 솔루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시장점유율 확보에 나서고 있다.
중국 경제기획 담당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말까지 중국 500여 개 도시가 각기 다른 형태의 스마트시티 사업에 나섰지만, 스마트시티가 성숙 단계에 도달한 비율은 8.4%에 불과하며 43% 이상이 예비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중국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프랑스 도시계획 전문가 판 아니이는 "스마트시티는 중국의 현실이라기보다는 도시 설계 프로젝트의 개념에 가깝다. 다만 빅데이터의 수집, 처리, 통합은 중국의 대도시에서 새로운 도시 경험을 이끌어내고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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