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는 주민의 80% 이상이 공공주택에 거주한다. 그런 싱가포르가 지속 가능한 스마트시티 설계를 가속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서 또 다시 대규모 스마트 공공주택을 4만 2000가구 건설하겠다고 발표해 주목된다.
싱가포르 공공주택 감독기관인 싱가포르 주택개발위원회(HDB)는 싱가포르 서부 텐가 지역의 5개 주택가에 4만 2000채의 생태 주택을 건설해 보급한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발표했다. 전 세계 1위의 스마트시티라는 명성에 걸맞게 끊임없는 정책 개발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싱가포르는 면적 724㎢로 우리나라 서울의 면적 605㎢보다 는 약간 크고 부산보다 작은 크기다.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589만 6600명으로 서울 인구보다 많이 적다. 그런 싱가포르가 또 다른 공공주택 단지를 개발한다니, 서민들의 삶을 옥죄는 서울의 주택 가격과 거주난을 돌아보면 부럽기까지 하다.
싱가포르가 이번에 짓는 공공주택은 중앙집중식 냉방, 자동 쓰레기 수거, 자동차 없는 마을 회관 등을 갖추고 있다. 싱가포르로서도 이 같은 첨단 스마트 공공주택의 건설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개발은 풍부한 녹지와 공공 정원을 대거 포함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싱가포르 정부는 텐가 지역의 건설을 ‘숲 마을’이라고 불렀다. 한때는 이 곳에 벽돌 제조 공장이 있었다. 나중에 군사 훈련을 위해 사용되었던 700헥타르의 부지는 최근 몇 년 동안 숲을 조성하느라 매립됐다. 중앙로로는 생태 복도가 형성됐고 야생동물의 안전 통로가 조성됐으며 자연보고구역과 연결됐다.
HDB는 가능한 도시 인프라는 지하에 배치하고 지상은 보행자들을 위한 공간으로 꾸민다고 한다. 거주민 모두의 안전을 고려한 조치로 사용자 친화적인 정책이자 지상에서의 자전거 타기가 완벽하게 가능한 조건이 된다. 우리나라 역시 서부간선도로 지하화나 경의선 철도부지의 도심공원화에서도 유사한 시민 공간 조성의 오력이 엿보이지만 쾌적하고 스마트한 거주지까지 확대되는데는 많은 난제가 수반된다. 벤치마킹이 필요한 대목이다.
미래를 대비하는 안목도 돋보인다. 전기차 주행을 위한 충전소가 곳곳에 설치되고 자율주행차의 주행에까지 대비한 도로 계획이 마련된다.
싱가포르는 특히 탄소 배출의 주범인 에어컨에 대한 발상을 대거 전환했다. 태양열 에너지로의 전환이다. 태양열로 발전한 에너지를 이용해 물을 냉각시키고 주택마다 냉각수 배관을 설치한다고 밝혔다. 열대 지역에서도 가능한 한 에어컨 없이 지낼 수 있도록 구상한 것이다. HDB는 각 가정이 에너지를 절감하면서도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조절 기능을 추가한다고 했다. 중앙집중식 냉방을 통해서다. 이를 통해 매년 4500대의 자동차가 내뿜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텐가에서의 열섬 감소 효과도 기대된다. 도시의 한 구역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한 의심의 시각이 있을 수 있지만, 서울시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그 우려는 없어진다. 옛 경의선 가좌역에서 용산까지 이어지는 경의선 숲길 조성으로 한여름 열섬 현상이 크게 줄었다. 인근 도로 지역에 비해 도심 숲의 온도가 섭씨 5도 이상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모든 주민들에게는 에너지와 물 사용량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을 제공한다.
텐가에 건설하는 4만 2000가구 중 70% 이상이 장기 임대로 공급된다. 2023년 첫 입주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우리나라도 임대주택 건설을 대폭 늘리고 있다. 싱가포르와 같이 집을 소유하지 않아도 임대주택에 만족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치솟는 아파트 값은 자연스럽게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더 적극적인 공공 주택 정책이 아쉬운 대목이다.

댓글 (0)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