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한솔 기자| 은행권이 최근 고금리 적금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최고금리를 받기 위한 우대조건은 기존 고객보다 신규·미거래 고객 유치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대금리 폭이 큰 상품일수록 신규·미거래 고객에게 배정된 비중도 높아 기존 고객은 은행이 내세운 최고금리를 적용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26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신한은행은 ‘신한 적금 9단’, KB국민은행은 ‘KB카드쓰담적금’, 우리은행은 ‘우리의 소원 적금’을 잇따라 출시했다. 각각 최고 연 9%, 연 12%, 연 8.29%의 금리를 제공한다.
이들 고금리 적금상품들은 최근 1개월 새 은행들이 잇따라 내놓은 상품들이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자예탁금은 줄어든 반면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1000조원을 넘어섰다. 은행들도 높은 금리를 앞세워 증시 이탈 자금 유치에 나서는 모습이다.
다만 상품에 가입했다고 해서 모든 고객이 최고금리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대금리 상당 부분이 해당 은행과 일정 기간 거래하지 않았거나 특정 금융거래를 처음 시작하는 고객에게 제공되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의 ‘신한 적금 9단’은 12개월 만기 자유적립식 상품으로 기본금리 연 3%, 최고금리 연 9%다. 가입 직전 6개월간 신한은행 예·적금과 주택청약을 보유하지 않은 고객에게 연 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특히 이달 31일까지 신규금액 30만원으로 가입하면 우대폭은 연 6%포인트까지 높아진다. 반면 기존 예·적금이나 주택청약을 보유한 고객은 해당 우대를 받을 수 없어 기본금리인 연 3%만 적용된다.
우리은행의 ‘우리의 소원 적금’은 기본금리가 6개월 연 4.29%, 12개월 연 3%다. ‘우리의 소원 남기기’에 참여하면 연 2%포인트, 직전 6개월간 우리은행 예·적금을 보유하지 않은 고객에게는 연 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추가로 제공한다.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6개월 상품은 최고 연 8.29%, 12개월 상품은 연 7%까지 금리가 올라간다.
반면 기존 예·적금 보유 고객은 미거래 우대를 받을 수 없다. ‘우리의 소원 남기기’ 조건을 충족하더라도 6개월 기준 최대 연 6.29%, 12개월 기준 최대 연 5%를 적용받는다.
KB국민은행의 ‘KB카드쓰담적금’은 기본금리 연 2%, 최고 연 12%다. 우대금리 중 연 6%포인트는 최근 6개월간 KB국민카드 이용 실적이 없는 고객에게, 연 2%포인트는 최근 1년간 급여 입금 실적이 없는 고객에게 제공된다. 기존 카드·급여 거래 고객은 평균잔액 우대까지 받아도 최대 연 4%를 적용받는다. 최고금리와 8%포인트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은행들이 신규·미거래 고객에게 높은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배경에는 고객 확보 경쟁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적금을 통해 신규 고객을 유치한 뒤 카드와 대출 등 다른 금융상품으로 거래를 확대할 수 있어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신규 고객을 유치하면 예금뿐 아니라 대출, 카드, 펀드, 보험 등 다른 금융상품으로 연결할 수 있어 장기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고금리 적금은 은행 입장에서 일종의 마케팅 비용을 들여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도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성격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신규 고객 확보가 은행 입장에서 중요한 과제인 만큼 이를 유도하기 위해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상품과 함께 거래 기간이나 실적에 따른 기존 고객 대상 혜택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신규 고객 중심의 우대금리가 반복되면 장기 거래 고객의 불만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거래를 꾸준히 이어온 고객이 오히려 미거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높은 우대금리를 받을 수 없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이 같은 전략이 지나치게 반복되면 오랫동안 거래한 고객보다 신규 고객에게만 높은 금리를 준다는 인식이 생겨 기존 고객의 불만이 커질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신규 고객 확보에는 효과적이지만 장기적으로 고객 이탈이나 브랜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장기 거래 고객에게도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신규 고객에게만 혜택을 집중하기보다 장기 거래 고객에게도 우대금리나 수수료 감면, 자산관리 서비스 등 별도의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며 “신규 고객 확보 못지않게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인 수익성과 고객 신뢰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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