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박재형 기자| 자동차 실내가 대형 디스플레이 중심으로 바뀌는 동시에 물리 버튼과 레버도 다시 늘고 있다. 화면의 기능은 확대하되 운전 중 자주 쓰거나 안전과 직결된 조작 장치는 손으로 다룰 수 있도록 직관성을 강화하는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환에 속도가 붙으면서 차량용 디스플레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화면 구성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차량 디스플레이가 속도와 연료량을 보여주는 계기판 역할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내비게이션과 주행 정보, 공조, 음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와 게임 등 차량 내 주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이런 트랜드 속에서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도 확장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26조4000억원에서 올해 29조2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 2035년에는 84조2000억원으로 10년 새 3.2배가량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는 차량 기능을 화면에 통합한 대표적인 업체다. 2024년형 이후 모델3는 공조와 조명, 미디어 등 주요 기능을 중앙 터치스크린으로 제어한다.
변속 레버도 없앴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은 뒤 화면 가장자리의 변속 표시를 위아래로 밀어 전진과 후진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화면을 사용할 수 없을 때는 천장에 마련된 별도 변속 버튼을 이용한다.
다만, 이러한 화면 중심 설계는 운전자의 시선을 빼앗아 안전 사고를 유발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물리 버튼은 위치를 익히면 앞을 보면서도 손으로 조작할 수 있지만, 터치스크린은 원하는 기능을 찾기 위해 스마트폰처럼 화면을 바꿔가며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속 주행 중이거나 차량이 흔들리는 상황에서는 작은 아이콘을 정확하게 누르기도 어렵다.
이에 완성차 업체들은 대형 화면은 유지하면서 자주 쓰거나 안전과 직결된 기능에는 물리 버튼과 레버를 다시 배치하고 있다.
가령 이날 계약을 시작한 현대차의 8세대 완전변경 모델 ‘디 올 뉴 아반떼’에는 14.6인치 또는 12.9인치 센터 디스플레이와 9.9인치 슬림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내비게이션과 음악, 게임 등 각종 기능을 화면에서 이용할 수 있다. 반면 공조장치와 비상등은 물리 버튼으로 남겨 운전 중에도 바로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변속 장치에는 운전대 오른쪽에 컬럼 타입 전자식 변속 레버를 적용했다. 기존 기어봉을 없애 센터콘솔 공간을 넓히면서도 버튼식 변속기보다 조작 방향을 쉽게 파악하도록 한 것.
앞서 폭스바겐도 비슷한 방향으로 실내를 바꾼 바 있다.
폭스바겐은 8세대 골프 초기형 등에서 비판받았던 터치식 스티어링 휠 및 실내 버튼의 불편함을 인정하고, 소비자 피드백을 수용해 골프 부분변경 모델부터 다시 직관적인 물리 버튼을 부활시켰다.
결국 자동차 실내의 경쟁력은 단순 화면 크기가 아니라 디지털 기능과 직관적인 조작성을 얼마나 조화롭게 구현하느냐에 달렸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을 역임한 이항구 평택대 특임교수는 “소비자들이 물리 버튼이 없어진 것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면서도 디스플레이는 큰 것을 선호한다. 이에 과거 테슬라가 17인치를 선보인 바 있고, 현대차는 (상대적으로) 작았다. 이에 현대차가 디지털화가 늦어져 중국 시장에서 밀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자동차 실내 설계 트렌드에 대해 “디스플레이는 커지고 물리 버튼은 다시 살아날 것 같다”며 “이렇게 되면 자동차 실내 설계가 심플리피케이션(단순화)에서 약간 복잡해지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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