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AI 주식 10만 주를 취득하며 지분율을 5.09%로 확대했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연말까지 5000억 원을 추가 투입해 지분율을 최대 8%까지 늘릴 계획이다.
- 민영화는 의사결정 효율화라는 찬성과 특혜 및 독과점 우려라는 반대 논거가 팽팽히 맞선다.

|스마트투데이=박재형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경영참여를 선언하면서 이 회사 민영화 성사 여부가 시장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급변하는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의 민영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 있는 한편에선 국가 예산으로 길러낸 방산업체를 특정 기업에 넘기는 게 맞냐는 반론이 맞붙는 형국이다.
한화에어로, KAI 정조준…지분 5.09% 확보하며 경영 참여 선언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4일 KAI 주식 10만 주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이번 매입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AI 지분은 4.99%에서 5.09%로 늘었다.
KAI는 한국수출입은행과 국민연금이 양대 주주인 사실상의 국가 방산기업이다. 그 뒤를 자산운용사 피델리티 자회사가 잇고 있으며, 한화는 최근 지분 매입으로 4대 주주에 올라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매입분을 포함해 연말까지 총 5000억원을 추가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한화 측 지분율이 최대 8%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한화가 KAI에 눈독을 들이는 배경에는 방산 및 우주항공 벨류체인 완성이라는 계산이 깔려있다. 이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상무기, 항공엔진 및 항공전자, 레이더와 우주 발사체 사업을 보유하고 있다.
KAI는 국내 완제기 개발과 우주선 제작 분야를 담당하는 만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AI의 협력이 고도화하면 한화는 종합 방산 기업으로서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우주 산업 밸류체인을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KAI 민영화…찬반 논거 팽팽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분 확대와 맞물려 KAI 민영화 논의도 재부상하고 있다. KAI 민영화 시도는 2000년대 초반부터 여러 번 있었으나 번번이 실패한 바 있다.
우선 KAI 민영화 찬성 측의 핵심 근거는 급변하는 글로벌 방산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KAI의 사장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체되는 경우가 대다수였고, 공기업 특성상 복잡한 결재 라인과 규제가 많다는 말이 돌았다. 이에 민간 기업의 유연하고 빠른 의사결정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편으론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이 KAI에 묶인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대규모 수출 금융 지원 등에 필요한 자금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반대 논거도 만만찮다. KAI 매각이 현실화할 시 특혜 논란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서다. KAI는 국민 세금으로 일군 국가의 핵심 자산이다. 국가 예산으로 이루어 낸 결실을 특정 사기업이 수혜를 누린다는 비판은 인수 기업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다.
또 다른 문제는 독과점이다. 한화가 KAI를 인수하면 육상, 해상, 항공, 우주를 전부 아우르는 초대형 ‘방산 공룡’이 탄생한다. 부품 및 체계 종합을 독점해 공정한 시장 경쟁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KAI 민영화, 경쟁력·공공성 사이 ‘고차 방정식’
이렇듯 KAI 민영화 논의는 특정 기업의 단순한 소유권 문제를 넘어선 사안으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KAI 민영화 논의는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국가 방산 산업 보호와 독과점 방지 등 복합적인 과제를 내포하는 ‘고차 방정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또한 KAI 민영화는 수출입은행은 물론 정부의 매각 의지가 없으면 사실상 현실화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민영화는 시장 자율화에 맡겨야지 정부가 주도해서 특정 기업에게 밀어주는 형태는 독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방산 시장이 무한 경쟁에 접어들고 있다. 이에 (방산 업체가) 몸집을 키워 체급을 늘리는 게 핵심이다. 다만 인수 과정에서 독과점 폐해가 지적될 수 있으니 선택과 집중을 통한 분할 매각안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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