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기 되라더니 손발 묶인 인뱅…"덩치 키워야 포용도 한다"

'체리피킹' 논란 인뱅, 포용금융과 성장 기로 자산 열세 인뱅의 한계, '메기 역할' 체급 부족 제2의 저축은행 전락 우려도

금융 |김한솔 기자 | 입력 2026. 05. 11. 06:40
[세줄요약]
  • 체리피킹 논란에 휩싸인 인터넷은행이 포용금융 확대와 수익성 제고라는 기로에 섰다.
  • 인터넷은행 3사 대출 점유율은 6%대에 그쳐 시중은행과 경쟁하기에는 체급이 부족하다.
  • 무리한 대출 확대는 제2의 저축은행 사태를 부를 수 있어 국가 차원의 대안이 필요하다.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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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투데이=김한솔 기자| 김용범 정책실장의 '체리피킹' 직격을 계기로 인터넷전문은행의 포용금융 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무리한 포용금융 잣대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인터넷은행 포용금융 실태 비판 제기

지난 3일 김용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은 SNS를 통해 안전한 우량 고객만 골라 받는 "체리피킹은 인터넷은행의 사명이 아니다"라며 인터넷은행의 영업 행태를 비판했다. 인터넷은행은 출범 당시 빅데이터를 활용한 중금리 대출 활성화와 서민 금리 단층 해소를 조건으로 은산분리 완화 특혜를 받았다. 하지만 현재 이들의 성적표는 당초 기대와 엇갈린다는 평가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중·저신용자에 대한 포용금융을 얼마나 실현했는지를 평가해 불이익을 주는 방법은 없냐"고 언급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 실장의 언급 이후 시장에서는 인터넷은행의 높은 예대금리차에 대해 비판이 제기됐다. 8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일반신용대출 평균 예대금리차는 토스뱅크가 3.23%, 카카오뱅크가 3.06%, 케이뱅크가 2.63%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기간 주요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가 1%대 후반에서 2%대 초반에 머무는 것에 비하면 높은 수치다. 인터넷은행 특성상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예대금리차 확대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일반신용대출의 평균 신용점수가 높은 것도 지적됐다. 인터넷은행 3사의 일반신용대출 평균 신용점수는 토스뱅크(930점), 케이뱅크(893점), 카카오뱅크(890점)이다. 중·저신용자 대출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인터넷은행이 고신용자 대출에만 신경쓰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포용금융과 금융권 ‘메기 역할’의 딜레마

그러나 학계에서는 인터넷은행에게 무조건적인 포용금융 확대만을 요구하는 것은 과도한 비판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당초 인터넷은행법에는 포용금융뿐만 아니라 거대 시중은행과의 경쟁을 촉발하는 '메기 역할'도 핵심 목적으로 담겨 있었다. 하지만 현재의 규모로는 시중은행과 유의미한 경쟁조차 펼치기 역부족인 실정이다.

2025년 3분기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원화대출금 시장점유율(가계자금 및 기업자금 중 중소기업대출 기준)은 3.6%에 불과하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의 점유율은 각각 1.4%와 1.2%로, 3곳을 모두 더해도 6%대에 머무는 수준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원화대출금 점유율이 20%대인 것을 고려할 때 현저히 낮은 수치다.

시중은행과 맞붙기에는 체급 자체가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인터넷은행 3사의 자산은 카카오뱅크(76조 4098억원), 토스뱅크(33조 382억원), 케이뱅크(31조 8642억원)으로, 평균 500조 원을 웃도는 주요 시중은행 자산 규모에 크게 못 미친다. 당기순이익 역시 카카오뱅크(4803억원), 케이뱅크(1126억원), 토스뱅크(967억원) 3사를 모두 합쳐도 주요 시중은행(KB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평균치(3조 4891억원)의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인터넷은행은 중소기업을 제외한 법인 기업대출이 원천 금지되어 있어 성장에 뚜렷한 한계가 존재한다. 여기에 인터넷은행 역시 시중은행과 동일한 자본건전성 규제를 적용받는다. 결국 인터넷은행 입장에서는 부실 위험이 거의 없는 주택담보대출 등 안전자산을 섞어 포트폴리오를 방어하고 수익을 내야만 역으로 중·저신용자 대출을 감당할 수 있는 자본적 여력이 생기는 구조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부 교수는 "인터넷은행의 당시 설립 취지는 기존 은행권의 경쟁을 촉진하는 것도 있었다”며, "하지만 인터넷은행이 지금 커지지 못해서 제대로 된 경쟁자 역할을 못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른 경제 전문가 역시 인터넷은행이 상대적으로 자기자본 규모가 작은 후발 주자임을 지적하며 "규모의 경제가 커지면 포용금융 역할을 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2의 저축은행 전락 우려… “정부 직접 보증 등 근본 대안 필요”

인터넷은행이 충분히 덩치를 키우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한 중금리 대출에만 내몰릴 경우 현재 부실 위기에 놓인 '저축은행'의 전철을 그대로 밟게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카카오뱅크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23년 0.43%에서 2024년 0.47%, 2025년 0.53%로 매년 확대되고 있다. 2024년과 2025년 카카오뱅크가 쌓은 금융자산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각각 2706억원과 2438억원에 이른다. 케이뱅크의 경우 고정이하여신비율이 2024년 0.82%에서 2025년 0.57%로 감소하는 추세이긴 하나, 통상 0.2~0.3%대에 머무는 주요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양 교수는 "저축은행이 수익률도 낮을 수밖에 없고 위험성도 높을 수밖에 없는 문제를 겪고 있는데, 인터넷은행을 또다시 두 번째 저축은행으로 만드는 게 과연 바람직한가에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고신용자에게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매기는 현상도 나타난다. 신용점수 최우량 고객이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할 때 카카오뱅크(5.84%)와 케이뱅크(5.77%), 토스뱅크(5.56%)는 KB국민은행(4.38%), 우리은행(4.88%), 하나은행(4.86%), 신한은행(4.92%)보다 더 높은 금리를 부과하고 있다. 일반신용대출도 토스뱅크 5.51%, 카카오뱅크 5.14% 등으로 주요 시중은행(4%대 중반)보다 높은 이자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포용금융의 책임을 인터넷은행에만 지우면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양준석 교수는 이와 관련해 "가난한 계층의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정부의 '복지 정책'이 져야 할 책임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민간 예금주의 돈으로 대신하려는 것은 시장 원리에 어긋난다"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양 교수는 취약계층 대출을 진정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무작정 은행을 압박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직접적인 복지 정책을 늘리거나 재정이 이를 감당하지 못한다면 대출자를 위한 보증 제도 등을 국가 차원에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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