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C 블록버스터 도전] ①데이터가 입증한 '종양 제로'…FDA는 왜 보류를 풀었나

산업 | 심두보  기자 |입력

신장세포 논란 딛고 입증한 안전성 15년 장기 추적 관찰, 종양 발생 0건 위기를 기회로 바꾼 객관적 임상 데이터

코오롱티슈진.png
코오롱티슈진.png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바이오텍 산업에서 임상 중단은 파이프라인의 생존을 가르는 중대한 규제적 조치다. 특히 그 원인이 약물의 근간을 이루는 세포 기원의 착오로 밝혀진다면 자본시장의 신뢰 하락은 불가피하다. 코오롱티슈진의 골관절염 치료제 TG-C(구 인보사) 역시 2019년 이 문제에 직면하며 주가와 기업가치가 급락하는 위기를 겪었다.

당시의 규제적 조치는 국내외 제약바이오 업계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쳤다. 규제 당국은 세포 기원 불일치를 근거로 품목허가 취소와 미국 임상 3상 보류 조치를 연달아 내렸다. 이후 주주 및 환자들로부터 수백억원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제기되며 재무적 불확실성이 극대화되었다.

그러나 사태 발생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대응은 통제된 데이터 검증에 집중되었다. 코오롱티슈진은 임상 보류 직후 약물의 기전과 안전성을 증명하기 위한 추가 실험 데이터를 FDA에 지속적으로 제출했다. 그 결과 2020년 4월 FDA로부터 임상 보류 해제 통보를 받으며 미국 3상을 재개할 수 있는 규제적 근거를 회복했다.

이 규제적 판단의 핵심에는 체외(In-vitro) 및 체내(In-vivo) 실험을 통해 입증된 약물의 제조 공정 데이터가 존재한다. 회사는 새롭게 확립된 품질 관리 기준(CMC)을 통해 세포의 통제 가능성을 입증했다. 결과적으로 가장 치명적이었던 성분 논란이 약물의 과학적 타당성을 재검증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방사선 조사가 입증한 세포 사멸 기전과 안전성

2019년 5월 FDA가 TG-C의 미국 3상에 대해 전면 보류 조치를 내린 일차적 원인은 2액 세포의 기원이 임상계획서와 달랐기 때문이다. 당초 연골세포로 기재되었던 2액이 분석 결과 신장유래세포(GP2-293)로 확인되었다. 약물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주요 성분이 변경됨에 따라 규제 당국은 즉각적인 투약 중단을 지시했다.

규제 당국이 GP2-293 세포에 대해 가장 우려했던 부분은 해당 세포가 가진 무한 증식 특성과 이로 인한 종양원성(Tumorigenicity) 리스크다. 인체 내에 투입된 세포가 통제 불능 상태로 증식할 경우 악성 종양으로 변이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당시 자본시장은 이 종양원성 리스크를 상업화의 치명적 결함으로 판단하여 관련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전면 상각했다.

하지만 약물의 과학적 기전(MoA)을 분석하면 2액 세포는 연골로 직접 분화하는 목적이 아님이 확인된다. TG-C의 핵심 약효는 2액 세포에 도입된 'TGF-β1' 유전자가 일정 기간 동안 발현하며 연골 환경을 개선하는 데 있다. 즉, GP2-293 세포는 유전자를 관절강 내로 전달하고 발현시키기 위한 매개체(Vector)로서 기능한다.

FDA가 임상 보류를 최종적으로 해제한 결정적 이유는 회사가 새롭게 제출한 세포 사멸 데이터가 과학적 허들을 통과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방사선 조사(Irradiation) 공정을 거치면 GP2-293 세포의 증식 능력이 비활성화된다는 체외 및 체내 실험 결과를 제출했다. 이는 약물이 체내에 투여된 후 일정 기간 유전자를 발현하고 완벽하게 사멸한다는 사실을 정량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FDA는 이 방사선 조사 공정의 유효성과 품질 관리 기준(CMC)을 검증했다. 약 11개월에 걸친 데이터 소명 과정을 통해 FDA는 형질 전환된 신장세포를 사용해 임상을 계속해도 환자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이는 기존 제조 공정이 GP2-293 세포의 종양원성을 효과적으로 차단함을 규제 당국이 인정한 결과다.

임상 1상 코호트 15년 추적의 통계적 의미

제조 공정의 타당성 입증과 더불어 장기 추적 관찰 데이터 역시 규제 당국의 신뢰를 회복하는 보조적 근거로 작용했다. 2006년 미국 임상 1상을 시작으로 투약이 이루어진 환자군에 대한 장기간의 모니터링 결과가 존재했다. 회사는 이 데이터를 통해 통제된 실험실 환경을 넘어 실제 인체 환경에서의 안전성을 추가로 소명했다.

15년이라는 시간적 축적은 임상 1상 코호트에 속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장기 모니터링의 결과물이다. 비록 초기 임상의 특성상 전체 환자의 모수는 소규모에 불과하지만, 추적 기간의 길이는 동종 업계에서 흔치 않은 사례다. 이 코호트 데이터는 장기간 체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상반응을 관찰하는 데 중요한 통계적 참조점이 되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수치는 약물 투여와 인과관계가 입증된 종양 발생 사례가 해당 코호트 내에서 1건도 보고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인체라는 복잡한 생물학적 시스템 안에서 장기간 악성 종양이 발현하지 않았음이 임상 데이터를 통해 확인되었다. 이는 방사선 조사를 통한 종양원성 차단 기전이 실제 환자에게도 유효하게 작동했음을 뒷받침한다.

이러한 소수 코호트의 장기 안전성 데이터는 자본시장 내에 확산되었던 종양원성 리스크를 일정 부분 완화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기관 투자자들은 신약의 가치를 평가할 때 단기 임상 효능과 더불어 부작용 프로파일을 매우 엄격한 잣대로 평가한다. 15년간의 종양 발생 0건이라는 계량화된 지표는 투자자들의 막연한 우려를 수치로 방어하는 근거가 되었다.

통상적으로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시판 허가 이후에도 15년 이상의 장기 추적 조사를 조건부로 부여받는 경우가 많다. TG-C는 1상 코호트를 통해 이 기간에 상응하는 추적 데이터를 이미 선제적으로 확보한 상태다. 이는 향후 품목허가(BLA) 심사 과정에서 규제 당국의 안전성 평가에 긍정적인 레퍼런스로 활용될 수 있다.

단일 약물 넘어 혼합 세포 플랫폼으로 확장

확립된 제조 공정과 장기 안전성 데이터는 기업가치 평가의 관점을 단일 파이프라인에서 기술 플랫폼으로 확장시켰다. 과거 시장은 코오롱티슈진을 무릎 골관절염 단일 적응증에 의존하는 기업으로 분류하며 밸류에이션에 할인을 적용해 왔다. 그러나 임상 재개 과정을 통해 약물의 근원적 안전성이 소명되면서 기술적 확장성이 새로운 평가 요소로 부상했다.

TG-C의 근간이 되는 형질 전환 세포와 TGF-β1 유전자의 결합은 특정 관절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질환에 적용 가능한 혼합 세포·유전자 치료제 플랫폼의 성격을 지닌다. 세포가 일정 기간 유전자를 발현한 후 사멸하는 기전은 다른 근골격계 질환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이러한 플랫폼의 가치는 구체적인 파이프라인 확장 성과로 이어지며 시장의 기대를 현실화하고 있다. 무릎 임상을 통해 확보된 안전성 데이터를 근거로, 고관절 골관절염(Hip-OA) 적응증에 대해 임상 1상을 면제받고 2021년 12월 미국 2상으로 직행하는 승인을 받았다. 이는 초기 임상에 소요되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여 전체 상업화 시계를 앞당기는 효과를 낳았다.

나아가 2023년 12월에는 퇴행성 척추 디스크 질환(DDD)에 대해서도 미국 FDA로부터 임상 1상 승인을 획득했다. 척추 신경계는 무릎이나 고관절에 비해 구조가 복잡하고 부작용 발생 시 치명률이 높아 훨씬 엄격한 안전성 기준이 요구된다. 척추 부위에 세포·유전자 치료제를 직접 투여하는 임상이 승인된 것은 확고한 안전성 데이터가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결과다.

결국 2019년의 임상 중단 사태는 단기적으로 기업의 재무적, 규제적 리스크를 극대화한 악재였으나, 장기적으로는 플랫폼의 퀄리티를 증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현재 코오롱티슈진이 구축한 공정 관리 기술과 안전성 레퍼런스는 후발 경쟁 약물들이 단기간에 따라잡기 힘든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과거의 논란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증명된 데이터를 향해 이동하고 있다. 이제 자본시장의 시선은 투약이 완료된 미국 3상 코호트의 구조적 개선(DMOAD) 입증 여부에 쏠려 있다.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댓글 작성

언어 선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