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통합뉴스룸 기자| "이왕이면 다홍치마" 같은 값이면 더 잘 설계된 집을 고르겠다는 수요자가 늘고 있다. 입지는 여전히 주택 선택의 첫 번째 관문. 하지만 이제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조경·녹지 선호도가 전년비 10%포인트(p) 급등하고, 평면구조 중요도도 3%p 올랐다. 수요자들이 '어디에 사느냐'와 함께 '어떤 공간에서 사느냐'를 동시에 따지기 시작한 것이다.
숫자가 이를 증명한다. 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국갤럽·알투코리아·희림건축이 올초 공동 발간한 '2026년 부동산 트렌드' 보고서를 보면, 우리 국민들은 주택 선택 시 중요한 고려 요소로 주택가격(48%), 세대 내부 평면구조·시설(36%), 인테리어 디자인·마감재(34%), 향·조망·전망(33%), 단지 내 녹지·조경시설(28%) 순으로 꼽았다. 집값(가격) 뒤를 설계요소가 꽉 채웠다. 입지가 빠졌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집값도 움직였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캐슬 리버파크 시그니처(2023년 7월 입주)' 전용 59㎡는 지난해 5월 20일 17억원에 팔렸다가 이후 9월26일 19억원에 다시 손바뀜했다. 넉 달 새 2억원이 뛰었다. 이 단지엔 지상 1층과 지하 1층을 연결한 복층형 '캐슬 듀플렉스 가든하우스'가 적용됐다. 지하에서 바비큐를 굽고 홈가드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 '롯데캐슬 클라시아(2022년 1월 입주)' 전용 59㎡도 올해 1월 24일 14억4,000만원에서 2월 25일 15억3,000만원으로 한 달 새 1억원 가량 올랐다. 집 안에서 정원을 꾸밀 수 있는 '캐슬홈가든', 특화 욕실 '드림배스룸'이 수요자의 지갑을 열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주거공간에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려는 수요가 확대되면서 아파트 시장에서 설계 차별화 경쟁이 나타나고 있다"며 "테라스, 오픈 발코니, 세대 창고 등을 적용한 단지는 주거 만족도에 영향을 주며, 향후 프리미엄 형성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흐름은 수도권을 넘어 지방으로 번지고 있다. 과거 비수도권 단지들은 입지 열세를 낮은 분양가로 메웠다. 지금은 다르다. 설계로 승부를 건다.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에 들어서는 '썬밸리 오드카운티 가평설악'이 그 사례다. 지하 2층~지상 25층, 10개 동, 1,039가구. 가평 최초 1,000세대 대규모 단지다. 1~4층 전 세대에 테라스 특화설계를 적용했다. 미니가든, 홈카페, 휴식공간으로 쓸 수 있다. 오픈 발코니, 건습식 분리형 욕실도 갖춘다. 오는 10일 견본주택 문을 연다.
저출생·인구 감소. 주택 수요는 줄고 공급 경쟁은 치열해진다. 건설사들이 설계로 차별화를 꾀하는 건 선택이 아닌 생존이다. 아파트는 이제 '사는(買) 곳'이 아니라 '사는(住) 곳'으로서의 품질을 증명해야 한다. 시대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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