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 부재 중 부영그룹 영업이익 적자 빠져...재계순위도 하락
성수동·소공동 개발사업 등 탄력받을 듯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된 이중근 부영그룹 창업주 회장의 경영복귀 시점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부영그룹에서는 공식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만 건설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빠른 시일내 복귀해 그룹내 미뤄진 주요 사업 현안들을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부영그룹은 최근 2년 연속 매출이 큰 폭으로 줄고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적자로 돌아섰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발표한 2023년 대기업집단 순위에서도 부영그룹은 3계단 내려앉으면서 8년 만에 재계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중근 회장은 그룹이 임대주택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추진했던 호텔사업의 속도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시급한 것은 성동구 성수동 1가 685-701번지 일대에 계획된 서울숲 부영호텔 건립사업이다. 성동구청은 7월 13일 주택건설 사업계획변경승인 고시에서 해당 부지에 들어서는 복합빌딩 신축사업의 사업시행 기간의 종료일을 기존 착공후 48개월에서 착공후 2027년 7월 15일로 변경했다. 시행기간 종료일이 명시되면서 부영그룹이 사업추진에 속도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사업이 무산되더라도 부영으로서는 손해 볼 일이 없다. 

서울 부동산정보조회시스템에 따르면 해당 부지 가치는 현재 3.3㎡(평)당 9873만원으로 성수동 지역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해당 부지는 부영이 2009년 49층 호텔 건립을 위해 서울시 공매를 통해 1만9002㎡ 규모의 부지를 3.3㎡당 5000만원(추정)에  매입했다. 이후 사업계획 수정 등의 이유로 15년이 다 되도록 빈땅으로 방치돼왔지만 성수동 재개발이 활발해지면서 땅값은 매입가 대비 두 배 수준까지 치솟았다.

난항을 겪었던 서울 중구 소공동 한국은행 본관 인근 부지에 들어서는 소공동 호텔건설 사업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 곳은 문화재청이 건축물 원형 유지를 요구해 사업진행에 난항을 겪다 2021년 9월 국민권익위가 부영의 손을 들어줬지만 사업은 답보상태에 빠져있다.

경영승계도 발등의 불이다.  호반건설이 일찌감치 승계구도를 마무리한 것과 달리 부영그룹은 2세에게 경영승계 작업이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 이중근 창업주가 그룹의 지주사인 (주)부영 주식 93.79%(1313만1020주)를 보유하고 있을 뿐 2세들의 보유주식은 미미하다.

4남매 중 장남인 이성훈 부사장이 유일하게 (주)부영의  2.18%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3남매는 동광주택 지분 0.87%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아직은 경영승계와는 거리가 멀다.   

이중근 창업주 나이가 83세의 고령인 점을 고려하면 승계작업을 더이상 늦출 수만은 없다. 문제는 승계작업을 위한 재원마련이다. 

재계의 관심은 이 창업주가 조세포탈·공정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던 최근 2년 동안 수령했던 2000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으로 쏠린다. 이 창업주가 막대한 배당금을 받은 이유가 승계작업을 고려한 것이라는 해석때문이다. 단지 고향사람과 학교 동창들에게 현금을 나눠주기 위한 목적만은 아닐 것이란 추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법문제가 해결된 이중근 창업주의 경영일선 복귀는 가급적 빠른 시간내에 이뤄질 것"이라며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소공동과 서울숲 호텔사업을 정상화 시키면서 경영승계 작업도 빠르게 진행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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