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외면 메타버스 '시들'.."공공서비스가 돌파구“ [스투/리포트]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바꾼 마크 저커버그가 AI쪽으로 최근 사업 무게추를 옮기는 등 일부 빅테크 기업들의 외면에 메타버스에 대한 투자 열기가 사그라들고 있다. 민간의 관심이 줄면서 공공서비스 영역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전망이다.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AR/VR) 경험이 공공 부문 애플리케이션에 더 많이 도입되면서 미국주정부CIO연합(NASCIO: National Association of State Chief Information Officer)은 메타버스(metaverse)와 정부 IT의 미래를 포괄적으로 살펴보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 내용을 CNN, 스테이트스쿠프 등 다수의 외신이 전했다.  

NASCIO의 10페이지 분량의 새로운 보고서는 민간에서의 활발한 활용에도 불구하고 정부 서비스 부문에서 메타버스를 적용하기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공 서비스가 주민들에게 헤드셋을 착용하도록 유도할 가능성이 아직은 낮다는 것이다. 그러나 CIO(최고정보책임자)와 직원들은 곧 자신이 지원하는 많은 기관이 엔터테인먼트, 커머스 및 게임 분야에서 보다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공공 서비스에 대한 메타버스 적용 전망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보고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상 DMV(차량국)를 방문하기 위해 집에 VR 헤드셋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라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현실적인 문제는 차치하고, 오늘날 주요 빅테크들은 메타버스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 있으며, 시민들이 가상 엔터테인먼트, 상거래 등에 더 익숙해지면서, 정부도 이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민간에서도 메타버스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초창기의 열기는 많이 식었다. 디즈니는 최근 VR 콘텐츠 개발 및 비즈니스팀을 해체했다. 전문 인력도 구조조정했다. 회사 이름까지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바꾼 마크 저커버그 CEO 역시 인공지능(AI)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메타버스에 대한 추가 투자를 보류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NASCIO 보고서가 바라보는 메타버스의 가능성은 다른 영역에 있다. 보고서는 공공 부문에서의 메타버스 기술은 공무원 직무 교육, 교도소 등 공공시설 관리, 자연 재해 대비 등 공공의 목적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주 및 지방 정부는 메타버스로 공공 부문에 소소하게 이미 진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즉 수익을 내야 하는 민간의 영역에서는 메타버스가 여전히 실험 대상이지만, 공익성을 우선하는 공공 부문에서는 수익성과 무관하게 투자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의미다. 

예를 들어, 인디애나주 아동서비스부는 2019년부터 직원들의 애플리케이션에 VR 시연을 포함하고 있다. 이 기관은 한때 매년 50%의 이직률을 기록할 정도로 열악했는데, 아동 복지 부문에 VR을 접목시킨 이후 이직률은 18%로 낮아졌다고 한다. 보고서는 VR 사용의 또 다른 사례로 앨라배마주의 정신 건강 호출을 처리하는 경찰 교육, 가족의 수감자 방문을 쉽게 하기 위해 VR 기술을 적용한 펜실베니아 교정국 등을 들고 있다. 

보고서는 메타버스 애플리케이션은 VR 시뮬레이션, 특히 정부에서 훨씬 더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5G, 블록체인, 사물인터넷 등의 네트워크와 무선표준을 포괄할 경우 메타버스의 활용 범위는 더욱 넓어진다는 진단이다.  

기술 제공업체들은 메타버스는 사물의 연속이며 VR에서의 훈련과 시뮬레이션은 메타버스에서 이루어진다고 밝힌다. 디지털 트윈과 클라우드 역시 확장되는 연속체의 메타버스 영역이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디지털 서비스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공공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주민들이 온라인에서 정부와 소통하는 것을 더 편하게 만들었다. NASCIO도 메타버스 기술에 대한 가능성을 ‘잃어버린 인간 상호 작용의 긍정적인 측면’을 복원하고, 주민들이 정부 기관을 직접 방문할 필요 없이 가정이나 직장에서 공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고 밝힌다.

NASCIO 보고서는 또 주 정부에 대해 ”메타버스에 뛰어들기 전에 비즈니스 사례가 있는지를 검토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권했다. 동시에 거버넌스 문서 및 로드맵 초안 작성을 권하면서, 특히 ID 관리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만연했던 사기 및 남용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개인정보보호 및 보안 문제에도 주의를 기울일 것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