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도로는 사람 신체상 '혈관'에 비유되곤 한다. 도시내 지역간 이동을 위해서 도로 이용이 불가피하다. 글로벌 스마트시티의 모범도시인 핀란드 수도 헬싱키가 대규모 도로 개보수를 통한 도시 개조 프로젝트를 시작해 세계인의 이목을 끌어모으고 있다.
새 도로는 자전거도로를 품은 마이크로모빌리티에 적합한 외형적 모습으로 탈바꿈할 뿐만아니라 도로 아래 묻힌 통신선로와 하수관 등도 함께 전면 현대화될 예정이다.
핀란드 수도 헬싱키가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도시 개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유럽 각지의 소식을 알리는 포털 더메이어EU가 최근 전했다. 헬싱키의 행정 및 문화 중심가인 만네르헤이민티(Mannerheimintie)를 포함한 대도로가 대상이다.
헬싱키는 유럽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스마트시티다. 쾌적한 대기품질과 교통시스템, 탄소 제로에 가장 근접한 도시로 평가받는다. 이번 프로젝트는 스마트시티로서의 헬싱키 인프라의 완성도를 대폭 끌어올리는 것이 주목적이다.
시 당국은 도로 전체의 개보수가 2025년 말까지 2년 이상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개보수 기간 동안 교통이 부분적으로 통제되며, 소음, 먼지 등이 일부 발생할 것에 대비해 주민들에게도 불편에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정비 작업은 두 단계로 전개된다. 되는데, 먼저 포스티카투와 루네베르긴카투 사이의 구간이 리모델링되고, 이후 루네베리킨카투와 레욜라카카투 사이의 구간으로 확대한다.
만네르헤이민티에는 헬싱키를 가로지르는 넓은 대로를 끼고 국회의사당, 핀란드 우정 공사, 국립 박물관, 헬싱키 오페라 하우스, 마르스키 호텔, 틸카 군사 병원 등 핀란드의 정치, 문화, 역사를 상징하는 많은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거리의 이름은 핀란드의 영웅이자 정치가인 칼 구스타프 에밀 만네르헤임에서 따왔다. 만네르헤임은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소련의 침략으로부터 독립을 지키기 위해 1939년 겨울전쟁(Winter War)을 벌였던 당시 대통령이었다.
거리는 역사적으로 의미가 크지만, 만들어진 지 오랜 세월이 흘러 각종 시설이 낙후됐다. 스마트시티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과제였다. 현재 이 도로에 개설된 대부분의 하수관과 케이블은 20세기 초에 설치됐다. 이 거리의 가장 오래된 수도관은 187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아직도 사용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가 더 큰 의미를 갖는 이유는 도로뿐 아니라 매설된 공공 서비스 인프라까지 정비된다는 데 있다. 지하 수도관, 전기 케이블 등 도시의 유틸리티 인프라, 트램 선로 등이 모두 개축된다. 특히 편도로 자전거 전용도로가 건설된다. 모두가 기후 변화에 대응해 탄소 발생을 대폭 감축하려는 의도도 숨어 있다.
도로는 보수공사를 하는 동안에도 이용할 수 있지만, 양방향으로 1개 차선씩만 개방된다. 프로젝트 담당자는 도로의 혼잡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당연히 승용차 사용 자제와 도보 및 마이크로모빌리티 이용을 권고하고 있으며, 이 역시 탄소 제로를 위한 관행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기대다.
프로젝트 관계자는 "가능한 한 주민들이 도심에 진입할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을 권장하며, 이런 관행이 프로젝트 후에도 유지되기를 희망한다“면서 "대중교통 시스템인 버스와 트램, 자전거가 중심이 된 마이크로모빌리티가 장기적으로는 주력 이동수단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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