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나기천 기자| "백화점은 공간 크기가 아니라 그 안을 어떤 상품과 콘텐츠로 채우느냐가 매출을 결정한다. 상품이 좋으면 고객은 멀리서도 찾아온다."
업계 최단 기간 연매출 1조원에 이어 올해 2조원 달성 타이틀까지 거머쥔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이같은 백화점 성공 방정식을 증명한 케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27일까지 올해 누적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판교점 매출 1조 7300억원 보다 약 16% 신장한 것이다. 또 올해 1~10월 국내 백화점 전체 매출 신장률 2%대와 '비교불가' 수준의 성장세다.
특히 판교점은 지난 2015년 개점 이래 단 한번도 매장 확장이나 증축을 하지 않았는데도 매년 5%에서 최대 23%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나가는 중이다. 그러면서 오흔 5년 4개월 만인 2020년 국내 백화점 최단기간 ‘연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데 이어, 이번엔 최단기간 연매출 ‘2조 백화점’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업계에서는 판교점의 초(超) 럭셔리 브랜드 유치와 차별화된 콘텐츠 구성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국내 최고 수준의 럭셔리 MD 경쟁력과 미식·예술·체험 등 고객 경험을 최우선으로 하는 현대백화점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갖춘 판교점이 쇼핑의 메카로서 위상을 공고히 했다는 것이다.
우선 판교점은 오픈 이후 루이비통을 비롯해 까르띠에·티파니·불가리·피아제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연이어 유치해왔다. 연매출 1조를 달성한 2020년 12월 이후에도 판교점은 에르메스(2022년)·그라프(2023년)·디올(2023년)·롤렉스(2025년)·고야드(2025년) 등 톱티어(최상위) 명품 브랜드를 경기 지역에 최초로 선보이며 국내 최정상급 명품 라인업을 완성했다. 현재 판교점은 현대백화점 전체 점포 중 가장 많은 96개의 명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핵심 상권인 판교 지역의 탄탄한 배후 수요와 함께, 서울·경기 등 광역 상권의 고객 비중이 높은 것도 판교점 매출 2조 달성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판교점은 주변에 정보통신(IT)기업이 밀집해 있어 젊은 고소득층 유입이 활발한 것은 물론, 신분당선을 비롯한 철도 교통망과 경부고속도로·분당수서로 등 주요 간선도로가 인접해 수도권 전역에서 접근성이 뛰어난 게 강점이다.
실제 판교점의 VIP 고객 중 20~30대 비중은 2023년 처음 30%를 넘어선 데 이어, 올해 32.5%로 올라섰다. 또 판교점과 10km 이상 떨어진 광역 상권 고객의 매출 비중은 오픈 첫 해인 2015년 38.6%에서 올해 55.6%로 늘었다.
연간 3000만원 이상 구매하는 전체 VIP 고객 중에서 원거리 방문 고객 비중도 78.2%에 달한다. 경기 동남권(용인·수원·과천·안양, 13.7%)과 경기 동부권(여주·이천·하남, 9.8%) 등 경기지역 외에 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 33.1%)와 서울 성동·용산구 등 강북 지역(13.1%)은 물론, 인천 등 기타지역(8.5%)에서도 판교점을 찾고 있다고 한다.
축구장 두 배 크기(1만 3860㎡)로 고객들에게 초 미식 경험을 제공하는 업계 최대 수준의 식품관도 빼놓을 수 없는 판교점의 경쟁력 중 하나다. 현재 판교점 식품관에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미식 트렌드를 이끄는 120여 개 맛집과 식음료(F&B) 매장이 입점돼 있다.
체험 콘텐츠 중심의 고객 경험 혁신 전략도 판교점 연매출 2조 돌파에 공헌했다는 평가다. 판교점은 개점 초기부터 ‘경험을 팔아라’를 콘셉트로, 오프라인 유통의 패러다임을 ‘쇼핑’에서 ‘체험’ 중심으로 전환하는데 집중해왔다.
현대백화점은 앞으로도 고객 경험 중심의 콘텐츠 혁신을 지속해 판교점을 국내 럭셔리 리테일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명품 브랜드 추가 유치와 대대적인 공간 개편, 초우량 VIP 대상 서비스 강화를 추진하는 한편, 명품 외에도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확충해 전 카테고리에 걸친 풀라인업을 완성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은 “판교점의 성과는 단순한 매출 확대가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이 ‘무엇을 팔 것인가’에서 ‘어떤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앞으로도 고객 경험 혁신과 리테일 패러다임을 선도하며 국내 대표 럭셔리 리테일의 중심축으로서 위상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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